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문화의 달이 단풍과 함께 저물어 가고 있다. 문화와 예술은 올바른 국민정신과 국민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문화는 한 나라 국민의 감성, 한 시대의 정서를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준다.

세계문명표준과 한국문화표준을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결합해 한국적 현실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것인가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많은 미래 전문가들은 21세기 선진국의 초(超)부가가치는 문화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지난 20세기가 군사력, 부국강병을 토대로 한 하드파워(Hard Power), 곧 경성(硬性)국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학문, 과학기술, 문화와 예술을 토대로 한 소프트파워(Soft Power), 곧 연성(軟性)국가의 시대다. 양질의 고품격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할 줄 아는 능력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다. 국민 소득 3만 달러를 넘어 이제 4만 달러라는 목표로 향해 가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문화·예술은 삶의 질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한다.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을 제쳐놓고 상상할 수 없다.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고품격 즉 양질의 문화사회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방탄소년단처럼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토대로 하여 세계에 한류열풍을 몰고 온 대한민국은 21세기에 가장 발전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소수만을 위한 문화예술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고품격의 문화예술에 대해 평등한 접근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소득수준이나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고품격, 고품질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권과 향유권에서 사회계층이나 지역에 따라 큰 편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희망하는 국민들은 문화예술의 감상뿐 아니라 나름의 창작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가슴 속 밑바닥에 흐르는 자랑스러운 창조적 기량과 상상력,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한국인의 투철한 도전정신은 우리가 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조국의 미래상을 보여 주는 힘이다. 우리 것을 사랑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가운데 세계적인 예술·문화화를 위해 준비한다면 김구 선생이 원하는 아름다운 문화강국 코리아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문화예술 일류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인을 존경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생활전반에서 문화적 측면의 배려가 중요하며, 교육 혁신, 사회적 민주화 그리고 문화민주주의의 발전 등을 위한 적절한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즉 아름다운 나라, 슬기로운 나라, 타 문화에 대한 이해 및 관용이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전략의 수립과 추진과정에서 문화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가 어울리는 10월의 끝자락에서 우리나라가 문화·예술 선진국으로 우뚝 서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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