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사립유치원들의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는 유치원연합회는 국민들의 비판과 원성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집단 휴원, 폐원과 더불어 대토론회를 개최해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 지금껏 아이들을 볼모로 ‘교육장사’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립유치원들 원장들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교육마인드가 있기는 한 걸까. 유치원 교육 환경이 이 지경까지 간 것을 알고도 묵과한 교육부, 교육청 역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정부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으로 2020년까지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장 논란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나서고 있지만,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만으로 그들의 온갖 많은 비리와 재산축적을 분별력 있게 조사하고 관리감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미 에듀파인을 사용하고 있는 국공립 유치원에서도 회계비리가 발생했으며, 사립유치원들이 에듀파인을 적용하더라도 원장들이 비밀통장을 개설해 숨겨두면 사실상 감독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사립유치원 비리가 터지자, 사립유치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회계비리 논란이 불거진 후 유치원 16곳이 학부모에게 폐원이나 원아모집 중지를 안내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또한 한창 원아모집 설명회 피크타임인 요즘 시기에 설명회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교육부 조치에 대해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강남, 송파 사립유치원 월 유치원교육비는 평균 40만원선이다. 특별활동비까지 합하면 50만원을 넘길 때도 있다. 사립에 자녀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은 돈 더 주고 사립 보내면서도 교육서비스에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사립유치원 관리감독과 감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고 교육서비스를 강화해 질적 향상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유치원 비리들로 인해 학부모들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돈을 벌기 위해 맞벌이하며 직장 다니는 고충은 알겠지만, 미국처럼 학부모들이 나서서 감독하는 시스템 운영도 필요하다. 각 유치원마다 학부모관찰위원회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유치원을 방문하고 교육과제, 점심, 간식 메뉴, 청소실태 등을 점검해 사립유치원들은 공무원들 관리감독뿐 아니라 자녀들을 믿고 맡긴 학부모들의 감시를 받으며 운영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또한 유치원들은 역으로 학부모들에게 운영방안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를 요청하고 소통하는 환경개선이 진행돼야 한다.

이제 사립유치원들은 부모의 참여 속에 투명하게 운영되는 시스템, 부모들이 믿고 맡기는 선진화된 교육환경으로 탈바꿈돼야 한다. 온갖 비리가 생산되고 불신에 쌓인 현 사립유치원의 틀에 박힌 시스템에 2조원 가까운 국민 세금이 유치원으로 지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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