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천막야학에서 공부하는 일성고등공민학교 교실수업 장면 (제공: 서울시)
1960년대 천막야학에서 공부하는 일성고등공민학교 학생들의 교실수업 장면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 야학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31일부터 내달 16일까지 3주간 ‘서울의 야학기록’을 서울자유시민대학 본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50년대 천막에서부터 시작된 야학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비롯해 당시 학생들의 통지표, 생활기록부 등의 학습기록물도 전시된다. ‘제2회 서울학습 사진 아카이브’ 전시가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지난해 ‘새로운 발견, 서울학습’을 주제로 개최한 첫 서울학습 사진 아카이브 전시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서울 야학기록’을 주제로 한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1950~1960년대 천막야학▲1970~1980년대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된 노동야학 ▲1990년대 이후 장애인야학과 ▲성인문해교육 등을 차례로 보여준다. 야학이 시대적 요구에 어떻게 조응하며 변천해왔는지 설명한다.

또한 배움의 경험에서 소외된 민중을 대상으로 대안적 교육의 장을 열어갔던 야학과 그런 야학에 뿌리를 두고 오늘날 제도화된 성인문해 교육에 대한 각종 자료들이 공개된다.

천막야학 전시는 1950~1960년대 전후 문해율 증진을 위한 한글 보급을 목적으로 시작된 ‘성수재건학교(현 동부밑거름학교)’와 일성 이준열 열사의 구국 정신에 기초해 학력보완 교육을 실시해온 ‘일성학교(현 일성여자중고등학교와 양원주부학교)’의 기록물로 구성됐다.

1970~1980년대에 확산됐던 ‘노동야학’의 효시 ‘겨레터야학’과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여공들의 제안으로 시작돼 노동야학의 원형을 제시한 ‘청계새마을노동교실’의 수업, 교가, 소풍 등의 학습 기록물도 전시된다. 겨레터 야학에서 1970년대 강학으로 활동했던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의 구술 영상과 함께한다.

1990년대 이후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대안적 교육으로서 ‘야학’의 순수성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장애인야학’은 ‘배움과 투쟁’을 모토로 장애성인의 사고력과 실천 역량을 기르고자 다양한 교육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는 ‘노들야학’의 사진 기록물이 전시된다. 노들야학에서 교사로 활동 중인 천성호 원장(전국야학협의회 교육연구원)의 구술 영상과 함께 장애인야학의 배움과 투쟁에 대한 사진 기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자 권리인 ‘학습’이 다양한 모습으로 지속적 장을 마련해온 ‘야학’을 근간으로 제도적 영역에 자리하게 된 ‘성인문해교육’은 비문해 성인학습자들의 시화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평생학습을 위한 총체적 지식정보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을 위해 2016년 자료수집과 구축장안 연구 등 기반 구축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 역시 ‘평생학습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학습’의 관점으로 서울시민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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