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1시간, 1300만 시간 가치”
“법·원칙 어긋난 행정한 적 없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배우 스캔들’ ‘친형 강제입원‘ ’조폭 연루‘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29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 지사가 경찰 포토라인에 서는 건 당선 후 처음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성남 분당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선 후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의 한 시간은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이 귀한 시간에 제가 도청을 비우게 돼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단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김부선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셀프 신체검증’ 결과를 부정한 데 대해 “조사하면 다 밝혀질 일이다. 인생지사 다 새옹지마”라면서 “저는 행정을 하는데 있어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일이 없다. 법과 원칙에 어긋난 행정한 적 없고 다 사필귀정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에 대한 관심보다 우리의 삶을,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경기도가 추진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경기도정을 홍보했다.
성남 분당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에 이 지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한다.
이 지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이어 6.13 지방선거 이후 수사기관에 출석한 두 번째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됐다.
지난 6월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가 이 지사를 고발한 지 4개월 만이다.
특위가 고발한 혐의는 ▲방송토론 등에서 친형인 고(故)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려 한 의혹과 배우 김부선씨 관련 의혹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여러 기업이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 이상을 지불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죄(또는 제3자 뇌물죄) 등이다.
자유한국당도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공표’로, 한 시민도 ‘일베 가입 및 검사사칭 허위사실공표’로 이 지사를 고발했다.
다룰 사안이 워낙 많아 이 지사에 대한 조사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조사에 대비해 유명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에 자신의 변호를 맡겼다. 경찰은 변호사 출신 경찰관 4명이 포함된 전담팀을 꾸려 준비했다.
경찰서 문 앞에선 280여명 규모의 이 지사 지지단체 2곳과 30명 규모의 보수단체 1곳이 이 지사 지지자와 반대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3개 중대를 미리 배치한 경찰은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경찰서 정문을 중심으로 좌우에 이들 단체가 각각 위치하도록 분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