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단]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 무조건 와야 한다
[통일논단]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 무조건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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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과연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안에 서울 땅을 밟게 될 것인가? 아무도 자신 있는 답변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평양의 결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김정은을 기다리는 쪽은 청와대와 통일지향적 세력들뿐이다. 태극기 부대는 벌써 김정은 ‘화형식’을 준비한다는 소리와 함께 그를 막기 위한 ‘결사대’ 소식까지 퍼뜨리고 있다.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무조건 올해 안에 한국 땅을 밟아야 한다. 그의 결단만이 남북관계를 풀고 북-미 간 대화의 선순환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안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점으로 내년 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올해 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북미 간 협상과 별개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청와대가 그려온 프로세스는 연내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의 가닥을 잡고,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성사시키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내년 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까지 성사가 된다면 북핵 협상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일종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계획의 전제 조건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김 위원장을 새해 1월 1일 이후에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회담을 서두르지 말라”는 기조다. 일단 우리 정부는 남북 간 약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미뤄져도 평양공동선언 당시 양 정상이 공감한 김 위원장의 연내 방한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의 이행과 그에 따른 계승을 북핵 협상의 동력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했던 약속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북미 간 대화가 교착상태일 때,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라는 빅 이벤트가 오히려 협상판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실제 올 들어 진행된 협상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협상을 이끌어가는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 지난 5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제1차 북미정상회담의 무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후 북미 간 대화가 양측의 견해 차이로 중단됐었지만,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협상판을 다시 세팅하기도 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서울에 온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깜짝 야경투어에 나섰던 것처럼, 서울 시내를 방문해 핵 포기에 따른 경제개발 의사를 솔직하게 육성으로 전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을 직접 만나고 연설도 했던 것을, 김 위원장이 서울 시민들 앞에서 재현할 수도 있다. 

서울을 방문한다는 것은, 이처럼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남북 관계의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이런 이벤트를 한 차례 연기해 버린다면, 재 성사까지 많은 난관과 수고를 거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이번 결정에도 북측 참모들이 모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협상에 있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다음 주쯤 북측과 고위급 회담을 할지 여부가 우선 관건이다. 이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북미 간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경우 북미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으로 이어지는 초기 구상이 탄력 받을 수 있다. 북미 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경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이후 북미정상회담으로 순서를 바꿔 추진하는 방식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행이 갖는 상징성과 의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판문점선언에 역시 명시됐던 ‘연내 종전선언’을 어떻게 정리할지 여부가 숙제가 될 수 있다. ‘선(先) 북미정상회담-후(後) 김 위원장의 답방’이라는 기존 순서를 유지한 채, 내년으로 일련의 이벤트를 미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북측이 종전선언이나 제재해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를 못 낼 경우 김 위원장의 방남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실제 지난 9월 평양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측 인사들에게 “내가 아직 서울에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손으로는 서울에 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평양공동선언 당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점과 관련해 양 정상은 ‘올해 내’라고 공감했지만, 선언문에 명시된 것은 ‘가까운 시일 내’였다. 또 하나 더, 김 위원장은 올해 안에 예술단을 서울에 보내고 자신은 한라산이 있는 제주에 전용기를 착륙시킬 가능성도 상정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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