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해 브라질 북부를 횡단, 대서양에 이르는 길이 약 7000여㎞의 지구 최대의 강 아마존(Amazon)과 그 주변을 둘러싼 열대우림지역은 유역면적이 한반도의 30배가량에 이를 정도로 방대해 지구의 마지막 남은 허파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IT환경에 매몰된 최근 세대는 ‘아마존’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제프 베조스(Jeff Bezos; 1964~)가 1995년 설립한 미국의 인터넷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사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베조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광대한 유역을 보유한 아마존강을 떠올리며,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한 회사를 만들고자 했던 건 아닐까.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이라는 인터넷 서점으로 스타트업하여 2018년 현재 자산규모가 약 9600억 달러에 달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엄청난 성장을 달성했다.

IT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36억명을 넘어서며–우리나라의 작년 인터넷 이용자는 약 46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90%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7년 조사자료)–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가량이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교류하거나 상품을 거래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 네트워크로 촘촘히 얽혀 정치·경제가 민감하게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러한 성장 추세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인터넷 사용이 제한적인 중국,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에서는 여건의 변화에 따라 인터넷의 가용성이 상당 수준 성장할 수 있으며, 경제적인 이유로 사용이 제한적인 아프리카, 남미 등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선진국 차원에서 단순한 식량이나 물품의 지원을 넘어서, IT교육을 중심으로 빈곤탈출을 위한 지원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 이 또한 잠재적 성장의 요소가 되고 있다. 

베조스는 애플의 잡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와 달리 30대 늦깎이에 IT업계에 뛰어들어 전설적인 성공을 보여줬으며 잡스의 사후 IT업계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베조스가 인터넷상거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인터넷이용자는 매년 23배씩 급증할 것이다”라는 신문기사를 읽고 인터넷의 급격한 성장과 발전성에 주목했으며, 이를 계기로 높은 연봉의 안정적 직장이었던 월가의 펀드매니저를 아낌없이 그만두고 아마존이라는 전자상거래 회사를 설립했던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네트워크장비 제조업체인 쓰리콤(3Com)사의 창립자인 메트칼프(R. Metcalfe)가 고안했으며, 1993년 조지 길더가 주장한 ‘변형된 메트칼프의 법칙’을 통해서 주장한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에 근거한 것이다. 즉 메트칼프는 통신 네트워크의 가치는 전화기, 팩스 등 네트워크에 연동된 통신기기 수의 제곱에 비례해 높아진다고 주장했으며, 길더는 통신기기의 수를 이용자의 수로 대체해 그 가치를 동일하게 높아진다고 주장한 것이 바로 변형된 ‘메트칼프의 법칙’인 것이다. 베조스가 이와 같은 경제학적 법칙을 인지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과감하고 도전적인 그의 선택은 적중해 현재의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대기업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베조스의 통찰력은 아마존사의 성공에 대한 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변화를 예측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10년,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사업에 대한 아이템을 선정하고 그에 맞추어 경영해야 한다”는 말에서도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 즉 그는 지속적,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한 분야는 무엇이며, 이 분야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방향을 설정해 어떻게 사업을 영위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이에 맞추어 기업을 경영했던 것이다.

당초 프린스턴대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던 그가 컴퓨터공학으로 방향 전환을 했다는 것과, 대학 졸업 후 합격한 대기업인 AT&T 벨연구소와 같은 안정적 직장을 외면하고, 피텔(Fitel)이라는 벤처기업을 선택해 과감히 도전했다는 것에서 그의 선구적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베조스’ ‘잡스’와 같은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열정이 우리나라의 많은 젊음들에게 강력하게 체화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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