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열렸다. ⓒ천지일보 2018.10.27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열렸다. ⓒ천지일보 2018.10.27

“나라 밖 신경 잘 쓰지만, 나라 안 신경 못써”

“대통령,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정책 추진해야”

“큰 목소리뿐 아니라 작은 목소리도 포용하길”

[천지일보=정다준, 이예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가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탄핵 이후 들어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27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촛불 2주년 조직위원회’는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촛불과 ‘온전한 적폐청산’ 손피켓을 들고 국회, 정부, 사회 내에 청산되지 않은 적폐세력들을 청산해야 한다고 외쳤다. 또한 세월호 참사, 미투운동 등 사회 각계각층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행사가 열린 가운데 촛불 집회 2주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촛불 집회 이후 많은 것들이 변화됐다는 한정규(30대, 남)씨는 “아직 크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전과는 다르다는 게 생활 곳곳에서 보인다”며 “하나의 예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 집회를 통해 권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계천에서 만난 강현진(40대, 여)씨는 “아직 적폐청산이라고 할 만큼 모든 게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촛불로 인해 우리가 정권을 바꿨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은 다시는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촛불이라는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바꿨는데 사실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는 이진우(가명, 23, 남)씨는 “인사청문회 등을 보면 포용보다는 독단의 모습이 보인다”며 “소통을 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소신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모여 있다. ⓒ천지일보 2018.10.27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모여 있다. ⓒ천지일보 2018.10.27

촛불 집회 이후 새롭게 들어선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요구도 이어졌다.

대외적으로는 문 정부가 이전보다 잘하는 것 같다는 이민동(50대, 남, 서울 강북구)씨는 “촛불로 우리가 뽑았으니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면서 “지금 많은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이 모든 것들도 포용할 수 있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 집회로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는 이수현(가명, 20대, 여)씨는 “개혁을 원하는 만큼 대통령이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서 이렇게 다시 모이는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실생활에서 느끼는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몰카, 사법농단, 최저임금 등 좀 더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촛불로 세워진 만큼 국민들에게 화답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오대진(가명, 40대, 남)씨는 “국민의 목소리는 촛불뿐만이 아니라 다른 작은 목소리도 있다. 큰 목소리가 전부가 아니다”면서 “조금 더 포용적인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규빈(21, 남, 김포시 북변동)씨는 “(대통령이) 나라 밖에는 신경을 잘 쓰는데 정작 나라 안은 신경을 못 쓰는 것 같다”며 “나라 안은 세대갈등, 남녀갈등, 불경기 등으로 힘들어하는데 신경 좀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촛불을 들었던 때가 벌써 2년이나 됐다는 게 신기하다는 김해진(가명, 20대, 여)씨는 ”아직 부족한 느낌이 든다. 대통령이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한 외국인이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7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집회’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한 외국인이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7

한편 이날 촛불 집회 2주년 행사와 함께 보수단체 행사인 태극기 집회도 낮부터 늦은 저녁까지 대대적으로 이어졌다.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라던 이덕명(가명, 50대, 여, 용인시 수지구)씨는 “언론이 우리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개혁해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사기 탄핵이다. 무효”라면서 “북한이랑 잘되려고 하는 문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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