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회담을 열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회담을 열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중 갈등이 무역에서 군사까지 격화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의 우방이라는 점에서 일본 총리가 7년 만에 공식 방중해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앙숙 관계인 일본과 중국이 함께 미국의 통상 압박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경고를 보낸다는 풀이도 나온다.

중국 관영 중앙(CC)TV와 일본 NHK,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양국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중일 관계의 발전과 개선을 밝혔다.

이는 2014년 11월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취임 후 가진 첫 정상회담의 어색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양국은 영토 분쟁으로 관계가 경색됐었다.

이번 방중에서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시 주석 부부의 만찬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는 등 중국의 이례적인 환대를 받고 있다.

아베 총리도 50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중국에 보내고 제3시장 개척에 힘을 합치기로 합의하는 등 통 큰 경협 보따리를 내놨다. 또한 중국 정부가 방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사실상 참여하기로 하면서 중국측의 환영을 제대로 받고 있다.

이같이 달라진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미 CNN 방송이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의 거세지는 무역 압박 아래 중국은 역내 정치적, 경제적 우호 세력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일본 역시 미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와 미국산 무기 수입 확대 등 비전통적 외교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는 등 양국이 비슷한 불만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과 안보 이슈에서 중국과 일본을 몰아붙이자 미국의 폭풍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세력을 찾는 중국과 일본이 일단 양국 관계를 누그러뜨리는 데 필사적이라고 풀이했다.

호주의 로위연구소 선임 연구원 리처드 맥그리거는 “중국이 친구를 찾고 있는데 이는 일본을 수용하고 양국 간 중대한 전략적 차이를 그냥 넘어가려는 용의가 더 많다는 뜻”이라며 “어떤 측면들에선 일본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비록 미국의 적대감이 중국과 일본을 더 가깝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중일 역사는 양국 간 쉽고 지속적인 화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외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과 연대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아베 총리가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 전날 일본은 남중국해에서 미군으로부터 연료를 공급받는 해상자위대 함정 모습을 공개하는 등 미국과의 군사 공조를 과시하기도 했다고 NHK가 전했다. 해상자위대와 미군 사이의 해상 급유가 중국이 인공섬의 군사 거점화를 진행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미일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역시 이날 중일 양국간 영토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해경선을 보내 일본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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