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자, 나란히 주석단에‥열병 규모 예상보다 작아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인 10일 오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군부대 열병식을 열고 그 상황을 사상 처음 TV와 라디오로 생중계했다.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은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열병식 주석단에 올라 권력 승계자로서 처음 군부대의 열병 신고를 받았다.

조선중앙TV와,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예고 없이 오전 9시30분께부터 11시18분까지 1시간48분 동안 열병 준비상황과 부대 행진을 이어서 중계했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은 10시께 주석단에 올라 열병 검열 상황을 잠시 지켜봤고 10시13분께 리영호 총참모장이 김 위원장에게 `열병 신고'를 했다.

앞서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가 주요 행사를 실시간으로 중계한 것은 2008년 2월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 2009년 6월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 올해 6월 남아공월드컵 본선 포르투갈전 세 차례뿐이고, 세 차례 모두 TV로만 중계됐다.

열병식 주석단에서 정중앙의 김정일 위원장 우측(김 위원장 기준)에 리영호(군 총참모장),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영춘(인민부력부장), 리을설(인민군 원수), 리용무(국방위 부위원장), 주상성(인민보안부장) 순서로 도열했고, 좌측에는 중국 축하사절단장인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위원장), 최영림(내각 총리), 김철만(군원로.전 정치국 후보위원), 김경희(당 정치국 위원) 순으로 자리를 잡았다.

후계 공식화 이후 13일만에 열린 이번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주석단의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 대내외에 확고한 후계자 지위를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빗나갔다.

중국 측에서는 저우 상무위원 외에도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왕자루이(王家瑞) 부장과 류제이(劉結一) 부부장,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 쑨정차이(孫政才) 지린(吉林)성 당서기 등이 사절단의 일원으로 열병식을 지켜봤고 그밖에 북한 주재 외국 대사와 국제기구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전 10시2분께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부대들과 조선인민내무군,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열병식이 10일 10시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시작돼 성대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김 위원장에게 열병 보고를 한 뒤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 조선인민군 산하의 각급 군사학교가 처음 열병을 시작했고 그 뒤를 따라 근위 강건제2보병사단, 근위 제2해군전대 등 육ㆍ해ㆍ공군부대, 조선인민내무군,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혁명학원 순으로 행진했다.

조선중앙TV가 전한 열병식 화면에는 미사일 탑재 차량, 다연장포 탑재 차량, 탱크, 장갑차 등도 등장했는데, 중앙통신은 "주체식 미사일 및 요격미사일 종합체들이 선군조선의 멸적 의지와 강대성을 시위하며 열병식 마감을 장식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7월부터 병력 1만여 명과 미사일, 기갑, 각종 포 등이 평양 미림비행장에 집결, 열병 연습을 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북한 TV로 전해진 열병식 규모는 2007년 4월 창군 75주년 때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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