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지난 18일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 및 원도심 일원에 전라도 정명 천년기념식 및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6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지난 18일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 및 원도심 일원에 전라도 정명 천년기념식 및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6

정면천년기념, 여러 축제 진행

“주차장, 안내소 및 정비 우선”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전남 나주시가 전라도 방문의 해이자 전라도 정명 천년의 해를 맞아 여러 가지 축제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축제·행사보다 손님 맞을 준비와 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나주시는 지역민의 역사적 자부심을 높이고 미래 천년 나주를 준비하기 위해 전라도정명천년기념사업을 펼치며 기념사업행사로 천연염색재단의 전시·기획행사인 ‘2018 청출어람’을 비롯해 1000인의 정수루 타고 행사, 나주시 국악단의 금성관 토요상설공연, 나주문화원의 메이커 142거리 공방 운영 및 생생문화체험행사 등을 개최했다.

그러나 이러한 축제  및 행사 기간에 기자가 만난 대다수 관광객과 주민들은 원도심의 축제에 대해 “축제의 규모나 프로그램, 콘텐츠는 좋았다. 하지만 축제보다 손님 맞을 준비와 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며 주차장 시설 및 운영 미흡, 나주천 환경문제, 관광안내소 등 안내시설 부족, 같은 주제의 동시 다발성 축제프로그램(노래자랑)에 대해 꼬집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전라남도 나주원도심 목사내아 앞에 위치한 나주시 공영주차장 ⓒ천지일보 2018.10.26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전라남도 나주원도심 목사내아 앞에 위치한 나주시 공영주차장 ⓒ천지일보 2018.10.26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전남 나주시 금성관 및 정수루 목사내아 등 주요 문화재 부근에 위치한 나주시공영주차장 ⓒ천지일보 2018.10.26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전남 나주시 금성관 및 정수루 목사내아 등 주요 문화재 부근에 위치한 나주시공영주차장 ⓒ천지일보 2018.10.26

◆주차장 시설 등 준비 미흡

금성관 근처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김정자(가명, 여)씨. 그는 “요즘 전국에서 온 관광객이 역사문화도시 나주라고 해서 왔으나 막상 와보니 문화재 주변 경관(주차장 등)이 너무 조성이 안 돼 있다고 말해 나주시민으로서 부끄러웠다”며 “무료주차장으로 혜택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론 상가 활성화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축제장에서 만난 관광객 장길남(가명, 남, 40대, 광주광역시)씨도 “나주에 주차장이 제대로 조성이 안된 데다 현장 관리인도 없어 질서가 없다”며 “주차장이 왜 원도시 문화재 중심 구역에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관리를 제대로 하고 유료로 받는 게 더 좋겠다”고 말했다.

주차장 문제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현재 나주 원도시 공영주차장이 문화재 지정 구역이라 앞으로 시굴 예정임에 따라 부득이 골재 부설로 마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상시적인 유지보수를 시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 무료공영주차장 운영 실태에 대해 “주차관리인원을 배치해 주차 무질서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재정형편상 시가지는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공공근로자를 배치해 관리하고 있지만, 공영주차장 전담배치인원은 당장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나주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주차장 시설 보수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공영주차장 환경정비(풀베기 작업) 외 3건 1193만원, 성북동 공영주차장 보안등 보수공사 외 4건에 2271만 3000원, 공영주차장 스토퍼 설치공사 외 7건에 6660만 5000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지난 18일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에서 전라도 정명 천년 기념행사가 개최된 가운데 나주 원도심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됐다. 나주천 일원에 '2018 청출어람'을 주제로 세계 염색사들의 천연염색 작품이 전시돼 있다. 나주천은 나주의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그동안 하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사고 있다. 나주천 주변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천지일보 2018.10.26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지난 18일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에서 전라도 정명 천년 기념행사가 개최된 가운데 나주 원도심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됐다. 나주천 일원에 '2018 청출어람'을 주제로 세계 염색사들의 천연염색 작품이 전시돼 있다. 나주천은 나주의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그동안 하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사고 있다. 나주천 주변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천지일보 2018.10.26

◆나주천 등 환경문제 대두

2018 청출어람 축제의 주무대였던 나주천 환경문제도 수면으로 떠올랐다. 나주천은 나주읍성을 관류하는 하천으로 나주시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하천이다. 그러나 현재 치수 안정성이 부족하고 콘크리트로 직강화된 저수로로 하천 형상이 단순하며 연속 설치된 낙차공과 보로 인해 수생태계의 종적 연결이 차단돼 수생태계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또 하천호안 석축과 연접해 설치된 보행로 겸용 차도가 협소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 안전성이 떨어져 지역주민과 탐방객의 수변 접근이 곤란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나주천 인근에 사는 박지석(가명, 남, 50대)씨는 “난간이 없어 사람도 차도 지나다니기가 위험하다”며 “아침저녁으로 물 썩은 냄새가 나서 불쾌하다”고 말해 나주천의 현 실태를 알 수 있었다.

친구들과 이곳에 천연염색 전시를 보러 장흥에서 온 노모씨는 “평소 천연염색에 관심이 많아 처음 나주를 왔는데 작가들의 염색작품이 정말 좋았다. 그러나 나주천 주변에 풀이 무성하고 쓰레기도 있는 데다 내려갈 공간도 없어 전시를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천연염색박물관과 나주시 하천 담당 관계자는 “최근 축제를 맞아 풀베기 및 환경정화에 관심을 두고 시와 민간에서 신경을 썼지만, 풀이 워낙 빨리 자라 한계가 있다. 당일 발생한 쓰레기는 치울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나주시는 나주천 경현동(오두제)~삼도동(영산강 합류보) 일원 5.3km에 지난 2016년부터 생태하천 복원사업 기본계획용역 착수용역을 시작했다. 생태·친수공원 조성, 하천수 유출 방지공, 보 낙차공 여울 정비, 보행 산책로, 기타 조경공 등에 277억 2200만원(국비, 시비 포함)을 오는 2022년까지 단계별로 투입해 복원한다.

또 지난 8월에는 ‘나주천 풍수해 예방사업’ 행안부 공모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청동펌프장 증설, 나주천 하상 정비, 교량 재가설에 사업비 310억원(국비 155, 지방비 155)을 추가로 확보해 총 600여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관광안내소 등 안내시설 부족

관광객들에게 불만을 산 문제 중 또 하나는 관광안내소와 축제 안내 부족이다. 서울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동아리 회원과 나주를 방문한 김기림(가명, 20대)씨는 “관광안내소가 목문화관 옆 하나밖에 없어서 한참 헤맸다. 지도를 봐도 찾기 힘들 정도로 볼거리가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광객 윤지영(가명, 40대)씨도 “오늘 처음 나주를 왔는데 관광안내판이 너무 없다. 금성관에서 정명천년기념행사를 크게 연다고 해서 일찍 왔는데 축제 종합안내소에는 (축제) 시간이 안 돼 홍보자료가 없어 불편했다”고 호소했다.

근처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나주에 오신 분들은 곰탕만 먹고 금성관이나 목사내아만 방문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에 향교나 문화전시관 등 볼거리가 많은데 관광 정보가 없어 모르고 가는 경우가 많다. 곰탕집 등 근처 상가에도 관광정보지 배치가 필요하고 도시 곳곳에 안내판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나주의 많은 주민은 이번 전라도정명천년기념사업 및 축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아쉬워했다.

나주 토박이인 이모(남, 70대, 나주시 서내동)씨는 “하나의 축제를 하더라도 기억에 남고 주민들이 먼저 행복한 축제가 돼야 하는데 며칠 간격으로 열리는 축제, 특히 노래자랑 공연 등이 거기서 거기인 비슷한 축제가 반복돼서 소음 등으로 피곤해하는 주민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전라도 정명 천년을 맞은 우리 나주가 무엇보다 먼저 깨끗한 축제 환경을 조성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철저히 해서 역사문화도시답게 축제 내용도 전국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 높은 축제를 했으면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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