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시장 매출액 추이. (제공: 한국통합물류협회)
국내 택배시장 매출액 추이. (제공: 한국통합물류협회)

11월 중 택배운송업 시작

CLS 대구에 첫 캠프 마련

제3자 물량운송 차후 추진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쿠팡맨 배달로 ‘불법 유상운송행위’라는 비판을 받으며 택배회사와 충돌을 일으켰던 쿠팡이 정식으로 택배사업에 뛰어든다.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대구에 첫 캠프(배송기지)를 개소하고 11월 중 공식 택배운송업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CLS는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로 지난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택배사업자로 지정받았다.

국내 택배시장은 5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이 시장의 75%를 점령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합류하는 쿠팡은 최첨단 시스템과 직원 처우개선 등을 앞세워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우선 CLS의 첫 캠프인 대구 캠프를 그동안 준비해 온 전기화물차를 사용한 친환경 배송의 전초기지로 삼아 배송에 차별화를 꾀한다. 쿠팡은 앞서 국내 전기차 업체들과 함께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해 왔다.

CLS의 대구 캠프는 다른 캠프에 앞서 10여대의 전기화물차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국내 최초로 물류 작업에 최적화된 전문 충전 설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도 가장 먼저 적용하게 된다. 이어 전국 각지에 캠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쿠팡맨의 직접 배송이 불가능했던 제주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신규 캠프를 오픈하고 지역 고용을 늘리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택배의 핵심인 배송원인 처우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쿠팡은 그동안 배송인력 쿠팡맨 모두를 직접 고용해 왔으며 CLS 역시 쿠팡과 마찬가지로 모든 배송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국내 유일의 택배회사다.

기존의 국내 택배기사 대부분은 차량 구입과 유지비, 각종 보험까지 자영업자로서 직접 부담해야 했다. 반면 CLS의 쿠팡맨들은 지입제 계약을 맺는 대신 회사의 직원으로 고용돼 급여는 물론 각종 보험과 연차 등을 보장받는다. 기존의 쿠팡 소속 쿠팡맨들은 CLS 초기 멤버로 자원할 수 있으며 CLS는 화물운송자격증을 가진 인력의 신규 채용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CLS는 당장 제3자의 물건을 배송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쿠팡 자체 배송물량만을 취급하며 택배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후 단계적으로 제3자 화물운송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이번 택배사업 진출로 악화된 수익 개선에도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쿠팡의 매출은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적자도 매해 늘고 있다. 2015년에는 5470억원, 2016년 5650억원, 2017년 6400억원 등 매해 적자규모가 커졌다.

이런 가운데 택배사업권을 얻어내면서 기존 다른 택배회사의 의뢰했던 물량을 자체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고객한테 받는 택배비 중 일부를 수익으로 남길 수 있게 된 것. 기존에는 쿠팡이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한진택배에 의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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