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모습. ⓒ천지일보
구름낀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모습. ⓒ천지일보DB

현대차 영업익 전년比 76%↓

기아차, 흑자전환했지만 기대↓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악재겹쳐

4Q 신차 판매확대로 회복 기대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 본사에서 2018년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차는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14조 7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4조 1077억원) 대비 0.2% 감소했다. 판매는 전년 동기(69만 2535대) 대비 1.0% 감소한 68만 5396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173억원, 3163억원, 29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통상임금 패소와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1조원 가까이 반영하며 영업적자를 기록한 만큼 흑자전환은 이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0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통상임금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2016년 3분기(5250억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판매 확대와 판매단가 상승으로 3분기 누계 매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하지만 원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과 품질 관련 비용의 일시적 반영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머물며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에 반영된 품질 관련 비용은 에어백 제어기 리콜과 기존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도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매출액은 24조 43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4조 2013억원) 대비 1.0% 올랐다. 영업이익은 28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 2042억원) 대비 76% 급락했다. 경상이익은 3623억원, 당기순이익은 3060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 IFRS가 도입된 2010년 이후 최악의 영업이익이다. 판매는 112만 1228대로 전년 동기(112만 7335) 대비 0.5%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8000억~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그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2012년 2분기(2조 5372억원)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이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가량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차 판매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4분기 신규 SUV와 제네시스 모델 등 다양한 신차 출시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도 K3와 K9, 니로 EV를 통해 해외시장에 판매를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고수익 레저용차량(RV) 공급 물량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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