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에서 일가족 4명이 둔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0시 31분께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박모(84, 여)씨와 박씨의 아들 조모(65)씨, 며느리 박모(57)씨, 손녀 조모(33)씨가 흉기와 둔기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가족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이상히 여긴 박씨 사위가 경찰에 신고했고 박씨 사위와 함께 문이 잠긴 아파트를 열고 들어가 보니 일가족 4명과 불상의 남성 1명이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화장실에 아들, 며느리, 박씨 순으로 쌓여 비닐과 대야로 덮여있었으며 손녀 조씨는 거실 바닥에 머리 등에 피를 흘리고 목에서는 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는 영어학원 강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와 조씨는 2017년 10월경 괴정동 용의자 주거지에서 한 달간 동거, 이후 11월~지난 8월경 사이 양산에 전세방을 구해 동거하다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 모친의 진술에 의하면 헤어진 후 용의자가 힘들어했다”며 “용의자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전기충격기 사용방법, 사하구 방법용 CCTV 위치 확인 사진 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 용의자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은 작은 방 침대에 누워 질소가스(회색, 60㎝) 흡입으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한 30대 남성은 지난 25일 오후 4시 12분께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범행 도구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고 범행 장소인 아파트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용의자가 든 등산용 가방 안에 전자충격기에 혈흔이 있었으며 흉기·전기충격기 등 다량의 범행도구를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용의자는 살해된 일가족이 귀가하기 전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까지는 피해자 일가족 4명과 용의자 외에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용의자의 오른손에서도 방어흔으로 추정되는 찔린 상처가 발견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이유를 밝혀낼 예정이다.
변사자 5명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은 이날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관계자는 “30대 남성이 범인으로 추정·확인되지만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