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하사찌아찌아를 쓰고 있는 초등학생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뉴스천지)

▲ 바하사찌아찌아를 읽고 있는 초등학생(천지일보 DB) ⓒ천지일보(뉴스천지)

찌아찌아족 시작으로 세계 공용어 향한 발돋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한글이 그토록 중요한 것은, 다른 모든 알파벳이 수백 년 동안 수많은 민족의 손을 거치면서 서서히 변형․개량된 것에 반해 한글은 발명된 글자이기 때문이다. 한글은 세계적인 발명품이다.”

언어학자인 로버트 램지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한글을 세계의 알파벳이라 보며 위와 같이 한글의 우수성을 극찬한 바 있다.

오늘날 한국 고유의 문자인 ‘한글’은 과학적인 문자, 독창성을 가진 문자로 인정받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쓰기 쉽고 읽기 쉬우며 배우기도 쉬운 ‘소리문자’라는 점, 모음과 자음 24자만으로 무한한 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점은 한글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 백성 사랑한 임금, 백성 위한 글자 창제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당시는 한자문화권이었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글을 읽고 쓰지 못하자 이를 가엾이 여겨 율문(법률을 조목별로 적은 글)에서 큰 죄의 조항만이라도 뽑아 이두문으로 번역해 민간에게 반포하도록 했다.

훈민정음 서문에 정인지가 쓴 글을 보면 “사리를 잘 아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율문에 의거해 판단을 내린 뒤에야 죄의 경중을 알게 되거늘 하물며 어리석은 백성이야 어찌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크고 작음을 알아서 스스로 고치겠는가”라고 세종대왕이 했던 말이 기록돼 있다.

한글은 백성을 사랑한 임금이 백성을 위해 만든 문자이다. 세종대왕은 1443년 12월, 말할 때 입 안 모양을 토대로 기본자를 만들고 선 하나씩을 더해 3년 후에 비로소 28자인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만으로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오늘날 한글이라고 부르는 것은 훈민정음의 현대적 명칭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

◆ 자국어와 문자, 선진문화의 뿌리

나랏말은 한 국가에서 사용하는 그 나라만의 언어를 말한다. 언어는 문자가 있기 이전에 존재했다. 전 세계에서 자국어를 가진 나라는 얼마 되지 않으며 자국어가 있다고 해도 문자가 없는 곳도 많다. 이를 볼 때 대한민국은 몇 안 되는 자국어와 문자 모두를 가진 나라다.

문자는 기록할 수 있는 도구이며, 문자를 통해 남겨진 역사들이 후대에 물려져 선진문화를 이뤄갈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전 세계에는 7000개에 가까운 언어가 있지만 합리적인 표기 방법이나 확실한 언어 체계가 갖춰진 나라는 소수이다. 그나마 소수언어도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 지배언어에 눌려 사멸 위기에 있다.

이렇듯 그 나라의 말, 즉 언어와 문자는 약소국인지 강대국인지를 판단하는 뿌리가 된다. 적어도 선진국이라면 지배언어에 눌리지 않는 자국어와 문자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렸다.

◆ 한글, 독창적․과학적․체계적 단연 으뜸

한글은 모음과 자음 24자를 기본으로 무한한 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과학적인 문자다. 이처럼 과학적이고 간결한 한글 체계 덕분에 우리나라 문맹률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단연 0%에 가깝다.

한글은 원래 훈민정음의 28자 중에서 ‘·, ㅿ, ㆆ, ㆁ’의 네 글자가 제외된 24자로 ·, ㅿ, ㆆ의 세 글자는 음운변화의 결과 쓰지 않게 된 것이며, ㆁ은 현대국어의 받침 ‘ㅇ’자 속에 포함돼 24자 체계를 갖추게 됐다.

1자 1음소(一字一音素)는 한 개의 글자가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소리문자인 한글의 특징이다. 학자들은 이런 이유로 외국인도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 한글 우수성… 한반도 넘어 세계로

항간에서는 한글이 너무 늦게 세계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는 말도 한다. 가장 독창적이며 우수한 문자로 일찍이 인정받긴 했으나 고유 민족의 언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최근 한국에서 3500마일이나 떨어져 존재조차 몰랐던 소수민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도입하고 교육까지 이뤄진 사례가 있다.

바로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의 ‘찌아찌아족’이라는 소수민족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수 있는 문자로 한글을 채택했다.

인구 6만여 명의 찌아찌아족은 언어는 있으나 이를 기록하고 표기할 문자가 없어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이들은 토착어 찌아찌아어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한글이 자신들의 언어를 글로 표현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공식문자로 제정한 것이다.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식문자 채택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도 세계 언어학자들의 극찬과 그들의 한글 연구가 계속되는 한 가장 우수한 문자 ‘한글’이 세계 공용어가 되는 날도 멀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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