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북한이라는 가족주의 사회와 북한인권
[통일칼럼] 북한이라는 가족주의 사회와 북한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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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얼마 전 태극기 집회에서 연설을 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있었다. 어떤 이야기가 지금 현실에 비추어 우리의 이상과 목표에 부합할지를 고민한 끝에, 첫 번째 필자의 일성(一聲)은 이러했다.

“저는 꿈을 꿉니다.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김책제철소 5만여 노동자들이 노예해방, 세습독재 정권 타도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하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꿈을 꿉니다.”

단상 위에서 바라본 태극기 집회의 참가자들은 언뜻 생소한 이런 이야기가 가슴에 바로 와 닿지는 않는구나 하는 것을 느낄 무렵, 북한인권이라는 단어와 함께 살아온 필자의 활동이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북한인권은 시혜자의 입장에서 노예로 연명하는 북한주민을 구출한다는 협의의 의미에서 벗어나, 북한주민이 권력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당당히 새 시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주체로 같이 간다는 광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북한인권운동은 북한주민이 주체이자 당사자이며 거기에 우리 같은 운동가는 협력자 내지 길벗에 지나지 않는다. 최소한 민중이라는 개념을 학창시절부터 느껴온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노라 민주화 팔이에 여념이 없는 소위 586세대의 선두주자를 자임하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이번 10.4 방북단에 포함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사실에 기초하여 그의 말을 정확히 살펴보자.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재래식 무기를 감축하면서 절감되는 자금을 경제개발에 투자해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북한은 행복을 추구하는 가족주의적 국가다”라고 했다는 것인데,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족주의를 국가에 적용하면 전체주의, 국가주의가 되는 것”이라며 “나는 북한의 주체사상과 수령론에 대해 학생운동 시절부터 일관되게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적시한다”고 적었다.

그의 말인즉, 북한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부분과 행복을 추구하는 가족주의라는 단어의 본질은 어떻게 바라보든지 간에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북한의 경제는 지금 벼랑 끝에 와 있다. 북중 국경지역으로 몰려드는 탈북자들의 행렬은 오늘도 멈추지 않고 있다. 또한 히틀러의 나치즘과 스탈린, 김일성에게 백성을 위한 행복이라는 단어는 없다. 아무리 이미지 조작으로 자애로운 지도자상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수백, 수천만의 주검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송 의원과 같이 북한의 세습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만 머물러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북한체제에 악용되고 블랙홀처럼 자의반타의반으로 악의 편에 빠져들 뿐이다. 그래서 필자와 같은 북한인권운동가들은, 김일성 민족이라는 사악한 가족주의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이라는 문명국으로 북한주민들이 합류되어 오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우리가 파렴치한 가정파괴범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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