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패널토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자신이 지목되는 데 완강히 부인했다. (출처: 뉴시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패널토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자신이 지목되는 데 완강히 부인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24일(현지시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자신이 지목되는 데 완강히 부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패널토의에 참석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악랄한 범죄로 모든 사우디인과 인류에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애석해 하면서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2일 사망한 후 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공개 석상에서 이 사건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왕세자의 입장은 그와 통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우디 외무장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졌다.

이 패널토의의 사회를 맡은 바셈 아와달라 요르단 전 재무장관은 사전에 약속한 듯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첫 질문으로 주제와는 전혀 관련 없는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는 진상을 밝히는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고, 범죄를 저지른 배신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터키 당국과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정의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많은 이가 이번 사건을 악용해 사우디와 터키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데 살만 폐하와 나 왕세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있는 한 양국간 불화는 없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살해가 사우디 정부의 발표와 달리 계획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왕세자는 카슈끄지 살해 배후설을 해명한 후 자신의 개혁 드라이브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년 안에 사우디는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경제를 다변화하는 개혁을 쉴 새 없이 추진하면 중동이 새로운 유럽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사건과 무함마드 왕세자와는 선을 분명히 그어 사태를 봉합하려 했지만 그의 기획 암살 배후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사우디에 대한 주요 무기 수출국인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국들은 점차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무기 수출 규제를 놓고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사우디와의 상업적 관계를 고려하는 것과 함께 사우디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독일은 사건의 진상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사우디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캐나다 역시 사우디와 맺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진상규명을 압박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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