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24일 서울 소재 한 대학교 강당 입구에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천지일보 2018.10.25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24일 서울 소재 한 대학교 강당 입구에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천지일보 2018.10.25

여대부터 초등학교·키즈카페까지

외부인 출입 제한 목소리 커져

강력 처벌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동덕여대 캠퍼스 등 공공장소에서 알몸 사진을 찍어 올린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이 경찰에 붙잡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2, 3의 알몸남’이 연이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여자대학교, 어린이집, 키즈카페, 초등학교 등 장소를 불문하고 나타나는 노출 범죄자에 사회적 공포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 동덕여대 등에서 알몸으로 음란 행위를 하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린 20대 남성 박모(27, 남)씨가 경찰 붙잡혔다. 박씨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안을 알몸으로 활보하고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 화장실 등 앞에서 자신의 알몸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했다.

그는 “평소 SNS상에서 노출사진을 검색하다 ‘야외 노출’ 사진을 접하고 성적 만족을 느꼈다”면서 “이후 자신의 음란행위를 직접 촬영·게시해 타인의 주목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됐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알몸남이 또 등장했다는 것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여대에서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열람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37세 남성이 학생들의 신고에 의해 붙잡혔다. 이 남성은 “자격증을 공부하다 스트레스를 받아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알몸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동덕여대 알몸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어린이집과 키즈카페에서 알몸 사진을 찍어 수년간 SNS에 유포해온 남성도 있었다. 이 남성은 4년제 대학교의 대학생으로 지난 2015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키즈카페 등에서 100여차례에 걸쳐 신체 주요부위를 노출한 채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현행법상 공공장소에서의 성기노출은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 형법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하고 있다. 공인 또는 상습범을 제외하면 대부분 벌금형이 부과된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공연음란행위로 적발된 인원이 2015년 1700명에서 지난해 2597명으로 2년 새 5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노출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 보니 노출증 환자의 노출 수위와 범행 수법이 더 대담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을 일삼는 이들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연이은 노출 범죄에 여성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 사이에선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대에서는 외부인 출입을 전면 금지하라는 학생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대학은 도서관, 열람실 등을 제외하면 출입 통제 기능이 따로 없어 누구든 쉽게 건물에 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학교 측에 ‘알몸남 사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학생들이 박종화 총학생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학교 측에 ‘알몸남 사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학생들이 박종화 총학생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6

동덕여대 성악과에 재학 중인 김모(24, 여)씨는 2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려하고 있던 모방범죄가 일어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학생들은 이렇게 무서운데 학교에서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 화도 난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윤모(21, 여)씨는 “왜 학교에서도 안전을 두려워하면서 다녀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서는 외부인 출입 금지가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6살 조카가 있는 김지민(24, 여, 양주시 덕정동)씨는 “세상이 너무 흉흉하다”며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나 어린이집도 외부인 출입 제한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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