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일부 연예인을 비롯한 공인(公人)들의 학력위조 사건이 대대적인 사회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연예인들의 학력을 둘러싼 의혹은 수차례 계속되며 공공연히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특히 작년 말부터 언론을 뜨겁게 달궜던 가수 타블로(30, 본명 이선웅)의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 여부에 대한 팽팽한 설전은 그 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였다.

공영방송이 직접 나서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졸업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타블로 자신이 직접 나서서 증거자료까지 제출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처음부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 운영자 ‘왓비컴즈’)는 여전히 타블로가 학력을 위조하고, 거기에는 거대 학력브로커 조직과 해커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방송에서 타블로는 자신이 진실을 이야기하더라도 믿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믿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에게 많은 관심과 의혹을 함께 받아야 하는 현실을 이미 받아들인 듯했다. 이번 학력위조 의혹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상처받았다는 타블로의 사건은 검찰까지 나서 그 진위를 가리고 있다. 수사기관에 의해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이다. 타블로의 말처럼 믿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증거가 있어도 그 증거마저도 거짓으로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미 진실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믿는 것이 비록 거짓이어도 진실이라 주장하는 이들에게 진실은 자신을 무시하거나 기만하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은 IT 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인터넷망의 역기능이자 폐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내가 아니면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벽이 만든 슬픈 현실이라 할 수 있다.

한 개인에 의해 불거진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 사건은 이제 국가적 망신으로까지 번진 셈이니 이 또한 개인의 능력과 역량보다 학력과 지역 위주로 사람을 판단했던 사회시스템이 만들어낸 병폐임을 묵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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