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한국인 수상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노벨문학상에서 기대를 모았던 고은 시인도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또다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반면 일본은 이번에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하면서 과학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언제까지 노벨상을 남의 잔치마냥 그저 옆에서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일까?

일본은 지난 6일 네기시 에이이치(75) 미 퍼듀대 교수와 스즈키 아키라 홋카이도대 교수(80)의 노벨화학상 수상으로 한껏 고무됐다.

이로써 일본은 총 17개의 노벨상을 갖게 됐다. 일본인 출신으로 따지면 모두 18명에 이른다.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전부인 한국에 비하면 엄청난 성과다.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이같이 많은 노벨상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은 기초학문의 풍부한 토양과 활발한 연구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에서부터 문제점이 드러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2008년도 서울대, 부산대 등 주요 국립대의 전임교원 중 논문실적이 없는 교원의 평균 비율은 21.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학술지에 한 편도 내지 않은 교원의 비율은 29.0%였으며, 국내 일반 학술지 미게재율도 27.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원들 중 상당수가 학생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하기만 하는 기능인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가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은 학생이 공부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럴수록 교육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성 교육의 핵심인 대학교의 교원들이 연구를 게을리 하는 상황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교원 논문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 등을 통해 연구활동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기초학문의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소위 돈 되는 분야에 집중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화학, 물리 등 기초과학을 적극 육성해야 제2, 3의 노벨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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