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울산 성남동 큐빅광장에서는 ‘별이 된 그녀에게’라는 주제로 2018 가을인권문화제가 개최됐다. 사진은 행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는 모습. (제공: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지난 20일 울산 성남동 큐빅광장에서는 ‘별이 된 그녀에게’라는 주제로 2018 가을인권문화제가 개최됐다. 사진은 행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는 모습. (제공: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11년 지나도 강제개종 여전

올 상반기만 피해자 100여명

작년 말 기준 1200여명 넘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돈벌이를 위해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일부 목사들의 ‘강제개종 사업’의 폐해를 알리고, 개종 사업자 처벌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0일 울산 성남동 큐빅광장에서는 ‘별이 된 그녀에게’라는 주제로 2018 가을인권문화제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목사의 이간질에 속은 남편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아 숨을 거둔 고(故) 김선화씨의 사망 11주기를 맞아 마련됐다.행사를 주최한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 울산지부는 故김선화씨 사망 11주기가 된 지금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강제개종 사업의 실태를 호소하며 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개회선언에 이어 낭독된 사건개요를 보면 故김선화씨는 지난 1993년 10월 울산에 위치한 한 교단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 김씨의 남편은 한기총 소속 목사가 개설한 해당 교단에 대한 비방 사이트를 접하게 됐다.

이후 남편은 불법 강제개종사업을 벌이는 목사로부터 사주를 받아 아내 김씨에게 개종을 강요했다. 김씨는 개종을 거부했으나 강제개종 목사는 남편에게 계속 연락을 취해 불안감을 조성시켰다. 남편은 결국 2007년 10월 술에 취한 채 둔기로 아내의 머리를 내리쳤고, 사건 발생 5일 후 아내 김씨는 숨을 거뒀다.

강피연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이처럼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납치,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에 노출돼 개종을 강요받은 강제개종 피해자가 100명에 달하고, 작년 말 기준으로 피해 접수자만 1200명이 넘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해 숨진 김씨를 추모하는 헌화와 헌화시 낭독이 이어졌다. 특별히 올해 화순에서 같은 강제개종으로 인해 발생한 구모양 사망사건을 되새기는 의미로 김사라 강피연 광주지부 대표가 헌화를 했다.

당시 상황을 재연해 울산 시민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재연극 퍼포먼스 무대도 열렸다.

박선경 강피연 울산지부 대표는 호소문을 통해 “김씨 사망 10여년이 지난 2018년 1월에도 전남 화순에서 27세 여성이 부모에 의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 두 사건은 무서울 정도로 똑같은 시나리오”라며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한국에서 돈벌이를 위한 강제개종사업이 횡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한 가정이 파괴되고 피해자와 가족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데도 개종사업 목사들은 법망을 피해 돈벌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각 관계기관이 불법 강제개종 강요의 진상을 규명하고 개종목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시민의 목소리와 촉구 운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호소문 낭독과 폐회사 후에는 일반 시민의 헌화가 이뤄졌다.

한편 행사장에는 강제개종 피해 심각성을 알리는 사진전 및 시화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 강제개종강요로 추정되는 실종상태의 회원의 가정폭력 건 재수사를 위한 호소문 작성도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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