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앞두고 출사표…박주영 "좋은 패스하는데 주력"

[천지일보 파주=박상현 객원기자] “이번 한일전은 예전 한일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조광래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합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오는 12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강한 의지를 담은 출사표를 던졌다.

박지성은 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인만큼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한일전 특성상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하며 지난 두 차례 평가전에서 부족했던 점을 잘 보완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이처럼 굳은 다짐을 하는 이유는 최근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각급 대표팀의 꼭대기에 있는 대표팀 역시 이에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인 남자 대표팀은 올해 일본 도쿄와 사이타마에서 열렸던 두 차례 한일전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2연승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안방에서 열린 한일전에서는 10년째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2000년 4월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한일전에서 하석주의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뒤 지난 2003년 4월 1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0-1로 졌고 지난 2005년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선수권에서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반면 일본 역시 올해 안방에서 열렸던 두 차례 한일전에서 두 골차 패배를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입장. 오는 9일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을 갖는 일본 대표팀과 벌써부터 날카로운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또 박지성은 자신의 포지션이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중앙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지성은 “이미 예전에 뛰었던 포지션이기 때문에 바뀌는 것에 대한 적응 문제는 없다. 무엇보다도 감독님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세 번째 평가전인 만큼 지난 경기보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지성은 “포지션이 바뀌고를 떠나 한국에서 평가전을 한다는 것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며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해준다면 개인적으로도 좋지 못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주영(AS 모나코)은 “각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한일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이한 만큼 성인 대표팀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특히 한일전은 항상 중요하고 승패 결과에 따라 이후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한일전에서 이겼을 때 선수들에게 오는 자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박주영은 “조광래 감독님은 많이 움직이며 미드필드에서 오는 공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원한다. 공격적인 면에서 유기적인 모습을 많이 강조하는 것 같다”며 “항상 미드필드나 수비에서 좋은 패스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모나코에서 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공격수로 보직을 바꾼 것에 대해 박주영은 “포지션이 불편할 수는 있어도 불만을 말할 수는 없다. 어떤 자리에서도 100%는 아니겠지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축구를 할 것”이라며 포지션 변경에 대해 순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카타르 아시안컵에 모두 차출되는 것에 대해 박주영은 “나를 위해서 구단에서 많은 것을 양보해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 바로 앞이 아닌 좀 더 멀리 보고 두 대회를 모두 뛸 수 있도록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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