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인 현 정국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정국 주도권을 갖지 못한 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끌려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첫째 원인은 지도부가 비상체제라서 지속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도 있겠지만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과의 협력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수층을 재건하고 싶어 하는 한국당의 지도부에서는 혁신보수를 지향하는 바른미래당과 통합 등으로 대여 투쟁에 강력한 힘을 쏟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정국 흐름이 그렇지 못해 제1야당발 동력이 떨어지는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다.

한국당을 이끌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해 정상적인 당 운영을 꾸려갈 계획이지만 한편으로는 집권여당에 대항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범보수 빅뱅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을 향해 보수세력끼리 통합하자는 구애를 보내고 있다. 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대응하기 위한 ‘보수대통합’을 강조하지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인위적인 보수통합보다는 야권 공조에 우선하면서 바른미래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만한 야권 공조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 회초리를 들고 민심을 야권으로 돌리는 책략이 긴요하다. 그렇지만 야당이 각개전투를 하다 보니 정부의 경제실정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따르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절단난다’는 위기의식과 절박감이 야당 내에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당에서는 내년 2월 범보수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범보수층의 재편으로 문재인 정부에 강력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바른미래당에 지속적으로 보내면서 적극성을 띄우는 것이다.

보수층에서는 ‘보수대통합’이든 ‘중도·개혁통합’이든 문재인 정부와 여당과의 비교우위에 있는 정치재편을 원하고 있는 건 분명해보이지만 통합을 위해 즉각 행동이 쉽지는 앓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치판에서는 0%도 없고 100%도 없으며 이합집산은 상수(常數)다. 언제 어떤 방향으로 이합집산이 성사될는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터, 양당의 통합논쟁이 이어진다면 결국 각자도생보다는 생존 합집합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겠다. 한국당이 쏘아올린 범보수통합 신호탄이 정치재편의 큰 틀로 이어져 소용돌이칠지 향후 정국 흐름을 알 수 없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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