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후 은폐를 위해 대역을 쓴 장면이 포착됐다. 22일(현지시간) CNN은 카슈끄지를 사망케 한 15명 중 한 사람이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 주변에서 카슈끄지의 옷을 입고 위장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출처: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후 은폐를 위해 대역을 쓴 장면이 포착됐다. 22일(현지시간) CNN은 카슈끄지를 사망케 한 15명 중 한 사람이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 주변에서 카슈끄지의 옷을 입고 위장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됐다는 사실을 사우디 정부가 뒤늦게 인정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국제 사회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일 사우디 정권은 카슈끄지의 피살 소식을 전하면서 몸싸움으로 인한 우발적인 살해며, 의혹의 핵심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 의혹만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영국, 독일, 캐나다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무기 수출 중단 시사 등 압박 조치도 돌입했다.

22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카슈끄지 살해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한 즉각적이고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며 책임 있는 자들이 완전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파란 하크 유엔 부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로마에서 “정말로 우려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신뢰할 수 있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만족할만한 대답 없이는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각부 장관과 정부 고위 관리들을 모아 긴급회의를 열었다. 트뤼도 총리는 또 의회에서 “우리는 캐나다의 수출품이 인권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길 요구하고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이전에 그 수출품들이 남용될 우려가 있을 때 수출 허가를 동결한 적이 있으며, 다시 그렇게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상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사우디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르텐베르크 유세에서 이번 사건을 “극악무도한 행위”라면서 “해명이 되지 않는 한 사우디로의 무기 수출은 없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날 사우디 정부에 완전한 진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드리앙 장관은 “처음에는 자백하지 않았던 살인”이라며 카슈끄지 죽음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려본 뒤 이후 필요하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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