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면세점 월별 매출 추이. (제공: 한국면세점협회)
국내면세점 월별 매출 추이. (제공: 한국면세점협회) 

1~9월 누적 14조 5643억원

9월 매출도 역대 3번째 수준

4분기도 매출상승 이어갈 듯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올해 국내 면세업계 연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또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방한이 제한된 후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가 없는 가운데서도 매출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지난해 연매출을 뛰어 넘었다.

2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면세점 매출은 129억 1736만 달러(약 14조 564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매출 128억 348만 달러(14조 4684억원)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아직 유커의 귀환이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구매를 대폭 늘리면서 매출도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 7월 신세계면세점이 강남점을 오픈한 후 보따리상 유치를 위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송객수수료를 높인 게 9월 매출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국경절 특수를 잡기 위해 롯데와 신세계가 ‘수수료 혈투’를 벌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20% 초반에서 25%를 밑돌던 수수료는 양사의 경쟁으로 40% 이상으로 치솟았다. 결국 롯데면세점이 42%까지 송객수수료로 돌려주겠다는 강수를 두면서 양사의 치킨게임은 일단락됐지만, 당시 이를 기회로 삼은 보따리상들이 구매를 늘리면서 매출도 함께 늘어났다. 유커 외에 외국인 손님이 늘어난 것도 매출 상승을 도왔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올해 1월 13억 3006만 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후 3월(15억 6009만 달러)에 또다시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하지만 4월 15억 2423달러, 5월 14억 9054달러, 6월 14억 1731달러, 7월 13억 4283달러로 4개월 연속 하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8월 14억 9598달러로 반등했고 지난달에는 15억 1935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15억 달러 선을 회복했다. 9월 매출은 역대 월간 기록 중에서도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업계는 4분기 매출이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좋은 징조는 4분기 수백명 단위의 유커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다. 최근 중국의 화장품 관련 기업 임직원 600여명이 중국 한한령(限韓令) 조치 이후 최대 규모로 포상관광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19일 방한한 이들은 24일에 면세점 쇼핑이 예정돼 있다. 큰손으로 소문난 유커의 방문은 4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 증가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도 10월 국경절과 11월의 광군제, 12월의 연말 쇼핑 시즌 등으로 보따리상의 구매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매출을 감소에 영향을 주는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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