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글쓰기 강의를 듣고 있다.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18.10.22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글쓰기 강의를 듣고 있다.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18.10.22

학생 120명 총 91권 선집 출간
열차학교 프로젝트 결실 ‘화제’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공식 출간한 91권의 선집이 국내 최대 규모로 공식 기록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들은 2018년 제4회 시베리아 횡단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에 참가한 고등학생 120명이 지난 2월부터 10개월간 진행한 ‘I-Brand 책쓰기 프로젝트’의 결실로서, 직접 쓴 원고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도교육청 열차학교 관계자는 “공식 출간 규모와 내용면에서 학생 저자들의 출간 선례를 찾기 힘들어 책쓰기 교육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약자를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라는 슬로건 아래 중국, 러시아, 몽골 탐방을 중심으로 1년간의 교육과정을 지닌 학교 형태의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를 운영해 왔다. 

전남독서토론열차에 참가한 학생들이 책을 집필하고 있다.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18.10.22
전남독서토론열차에 참가한 학생들이 책을 집필하고 있다.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18.10.22

지난 2월 열차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교육과정에 선정된 도서들을 심도 있게 읽고 책 속에서 논제를 찾아 다양한 토론기법으로 생각을 다듬는 활동과 더불어 인문 융합 책쓰기 수업을 받아왔다. 또 여름방학 동안 17일에 걸친 유라시아 열차 대장정을 통해 저마다 주제를 찾아 책쓰기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직접 주제를 찾고 탐방하며 상호토론을 통해 완성한 책은 시, 소설, 소논문, 에세이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형태와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아와 마주하고 강건하게 진로를 탐색하는 공통점을 보여줘 이채롭다. 

장현석(남악고 1학년) 학생의 ‘F1 서포터’는 F1대회 행사에 직접 참여한 경험과 공학자로서 자동차의 미래에 관한 정보와 시각을 버무려 F1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참신하게 풀었다. 최다연(목포 덕인고 1학년) 학생의 ‘클·다·꿀·과! 클래스가 다른 꿀잼 과학 수업’은 평소 창의적인 과학 수업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바탕으로 일상생활과 탐방 과정에서 발견한 과학적 사실을 다양한 그림과 재치 있는 설명으로 묘사했다. 

또 한윤성(창평고 1학년) 학생의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생다운 밝은 로맨스에 사회 문제와 청소년 이슈를 버무려 300쪽이 넘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전남도교육청 독서토론열차학교 책 전시 장면.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18.10.22
전남도교육청 독서토론열차학교 책 전시 장면.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18.10.22

놀라운 창작력을 보여준 사례로는 서유진(순천팔마고 1학년) 학생의 ‘가을밤의 소나기’를 들 수 있다. 독특한 스타일의 문장이 저자의 타고난 서사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강지유(여수여고 1학년) 학생의 ‘獨[홀로 독]’ 역시 특유의 문장으로 저자의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치유의 대화’라는 책으로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의 아픔을 스스로 위로한 김민주(진도고 1학년) 학생은 “평소의 내성적인 성격이 열차학교 활동으로 활발하게 바뀐 것도 고마운데 나만의 책을 펴낸 것은 너무도 보람 있는 일이었다”며 “앞으로 다른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학생 저자로서 자신감과 정체성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쓰기 프로젝트를 지도한 강은주(진도고) 교사는 “올해 대부분의 학생 저자들이 자기만의 장르와 소재를 발굴하고 독특한 전달 전략을 짜냈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단순히 출간 숫자의 의미를 넘어서는 큰 성과로서 책쓰기 교육의 힘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61권의 책을 발간해 11월 교육부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전국 학생 인문학 책 축제’에 특별 초대돼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독서와 토론, 글쓰기 교육이 융합된 독서토론열차학교의 독특한 교육과정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민족의 고난과 힘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중국 접경 지역 탐방,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됐던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탐방, 시간의 벽을 통과하는 9288㎞의 시베리아 열차 탑승 경험 등은 아이들의 폭발적인 성장에 큰 에너지원이 됐다. 

91권에 달하는 학생 저자들의 책은 22일부터 도교육청 1층 갤러리 이음 전시관에 전시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