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숙 교수 큰형 서원숙의 1933년 졸업앨범표지. (제공: 독립기념관) ⓒ천지일보 2018.10.22
서대숙 교수 큰형 서원숙의 1933년 졸업앨범표지. (제공: 독립기념관) ⓒ천지일보 2018.10.22

‘국·영·일·중·러시아문 등 각종 언어가 망라돼’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관장 이준식)이 오는 24일 밝은누리관 1층 강의실에서 서대숙 하와이대학교 명예교수의 한국독립운동관련 자료 기증식과 자료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서대숙 교수는 본인이 소장한 한국독립운동관련 자료를 지난 2009년부터 지난 3월 마지막으로 자료를 기증했다. 기증 자료는 서교수가 50여 년간 연구해온 한국독립운동 관련 자료로 국·영·일·중·러시아문 등 각종 언어가 망라돼 있고 북한 연구 자료를 포함해 3700여점에 달한다.

서대숙 교수 초청행사는 그동안 10여 년간에 거쳐 이루어진 자료기증이 완료됨에 따라 독립기념관 ‘서대숙문고 개설’을 축하하고, 서 교수의 평생의 연구를 되돌아보기 위해 마련했다.

2018년도에 마지막으로 기증한 자료에는 서대숙 교수가 그동안 가장 소중히 여겨온 큰 형 故 서원숙(1940년 작고) 선생의 유품인 1933년 숭실학교 졸업앨범이 포함돼 있다.

서대숙 교수는 1931년 중국 간도 용정에서 출생했으며 부친 서창희 목사는 문익환 목사의 부친인 문재린 목사와 함께 용정에서 민족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이 앨범을 통해 일제강점기에 간도에서 멀리 숭실학교에 장남을 유학 보내 민족교육을 받게 한 서창희 목사의 면모와 서교수의 가족사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점도 주목된다.

서대숙 교수는 1960년대에 일제강점기 동북항일연군의 실체를 최초로 실증적으로 연구해 국제사회에서 일찌감치 북한전문가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박사학위 논문은 ‘The Korean Communist Movement, 1918-1948’(1967)이다. 당시는 반공 냉전 논리가 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상황에서 그의 연구는 센세이션과 함께 남북한 모두에게 위험시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서교수는 일관되게 일제강점기의 사회주의운동도 한국독립운동사의 범주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연구를 해왔다. 그런 점에서 남북화해와 상호교류를 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볼 때 서대숙 교수의 연구가 새삼 주목되는 이유이다.

서 교수는 해방 후 서울로 귀국했으며 1950년 5월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1952년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로 유학길에 올랐다. 1956년 동 대학교를 졸업하고 1958년 인디애나대학교 석사, 1964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와이대학교 교수 및 동 대학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1972년부터 1995년까지 역임했다. 현재 하와이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이번 자료 기증식에는 미국 LA에 거주하는 서대숙 부부가 참석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자료의 특징과 그동안 연구 생활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후학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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