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 담당의였던 이대목동병원의 의사 남궁인씨. (출처: 남궁인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 담당의였던 이대목동병원의 의사 남궁인씨. (출처: 남궁인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 언급, 도화선이 되기를”
“사회적으로 재발 방지되길”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뤄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

20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에 대한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A씨의 담당의였던 이대목동병원의 의사 남궁인씨는 분노와 안타까운 마음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남씨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언급해서 고인과 유족에게 누가 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면서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지만, 잠깐 만난 환자와 생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의 슬픔을 비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언급이 다시금 그 불씨나 도화선이 되기를 바란다”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던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19일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현장에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국화꽃이 놓여있다. ⓒ천지일보 2018.10.19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19일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현장에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국화꽃이 놓여있다. ⓒ천지일보 2018.10.19

그는 A씨의 모습을 자신이 본대로 적었다. 남씨는 “(A씨는) 잘생기고 훤칠한 얼굴이었지만 찰나의 인상이었다. 파악해야 할 것은 그게 아니었다”면서 “상처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흉기를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굴에만 자국이 삼 십 개 정도 보였다. 나중에 모두 서른 두 개였다고 들었다”며 “가해자는 이 흉기를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흉기가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또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줬다”며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가 ‘심신 미약’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씨는 “우울증은 그(가해자)에게 흉기를 쥐어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라며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한편 사건은 지난 14일 강서구 모 PC방에서 발생했다. 피의자 A(30)씨는 이날 오전 8시 10분께 PC방 아르바이트생 B(21)씨를 흉기로 찔렀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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