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종평위)가 지난 18일 바티칸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에 문재인 대통령 참석한 장면이 생중계 된 데 불편한 입장을 보였다.

조계종 종평위는 ‘한반도 평화와 종교간 평화를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특별 미사가 우리나라 공중파 등 몇몇의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로 국민들에게 전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희망과 열의가 녹아있음과 동시에 보통의 상식을 넘어선 특정 종교에 대한 과도한 모습으로도 비춰지고 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종평위는 “취지와 주제만 놓고 보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대통령의 지고한 헌신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수반으로서 국민에게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겨진다”면서도 이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종평위는 “국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관계는 명확히 그것이 갖는 경계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그러함에도 이번 특별 미사를 생중계로 시청한 국민이 정교분리라는 헌법적 가치에 혼선을 일으키고, 나아가 종교의 고유한 전통마저 정치색으로 물들여진다면 중차대한 일에 신중함을 놓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비종교인이나 타종교인에게는 평화를 전하는 감동이 아니라 불편함과 위화감으로 애써 성취한 감동마저 퇴색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종평위는 “한반도의 평화와 함께 공적영역에서 종교로 인한 갈등, 차별, 편향이라는 갈등의 씨앗이 잉태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당부드리며, 종교간의 평화가 지속해 한반도의 평화에 단단한 주추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