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용산참사·쌍용차노조 피해자엔 치료비 환수… 고소득 체납자 징수는 7% 그쳐
건보, 용산참사·쌍용차노조 피해자엔 치료비 환수… 고소득 체납자 징수는 7%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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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안현수 기자]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7
[천지일보=안현수 기자]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7

당시 다친 철거민·노동자 치료비 1890만원 환수

독촉 271회, 예금압류 3건, 연체금까지 징수

정부, 과잉진압으로 인한 공권력 위법성 인정

윤소하 “건보, 부당징수 인정하고 환급해야”

[천지일보=박정렬 기자] 2009년 발생한 용산참사와 쌍용차노조 진압사건 당시 다친 철거민·노동자의 치료비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당이득으로 환수조치한 반면, 고소득 체납자에 대한 징수율은 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월 발생한 용산참사와 같은 해 8월 발생한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진압사건 당시 공권력 투입과정에서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신체적 피해를 입고 치료를 받았던 철거민과 노동자들에게 건강보험공단은 보험급여 29건, 1890만원을 환수했다. 고지 대비 징수율은 99.7%에 달한다.

고소득 건강보험료 체납자 징수 현황. (제공: 윤소하의원실) 2018.10.19
고소득 건강보험료 체납자 징수 현황. (제공: 윤소하의원실) 2018.10.19

이에 비해 2010년 이후 고소득 체납자에 대한 부당이득금 징수율은 7.3%로 현저히 낮다.

2010년부터 2016년 말까지 고지된 가입자에 대한 부당이득금 총액은 8757억원이었다. 2016년 말 기준 미징수액은 1310억원으로 징수율은 84.1%였다. 이 중 ▲체납금액 500만 원 이상이고 체납기간 6개월 이상인 체납자 중 연소득이 3000만원 이상 ▲재산이 5억원 이상인 고액 체납자에 대한 고지금액은 93억 5400만원인데 이들에 대한 징수액은 6억 8600만원으로 징수율은 7.3%에 불과했다.

윤소하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고소득 악성 체납자에게는 관대하고, 공권력에 의해 상해를 입고 삶터와 일터에서 내쫒긴 철거민과 노동자에게는 가혹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용산참사와 쌍용차노조 진압사건은 거 정부의 불법적 공권력 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건강보험공단은 위 두 사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1항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기인하거나 고의사고를 발생한 땐 보험급여를 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적용해 2012년 징수 고지를 했고 거의 대부분을 환수했다.

징수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용산참사의 피해자 3인에 대해 각각 23회, 24회, 25회 독촉고지서를 발송했고 2건에 대해 예급압류조치를 했으며, 연체금 36만원을 추가 징수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진압 피해 건강보험급여 26건 중 16건에 대해 199회 독촉고지서를 발송했고, 1건에 대해 예금압류조치, 연체금 62만 원을 추가로 징수했다.

용산참사 및 쌍용자동차 피해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환수조치 현황. (제공: 윤소하의원실) 2018.10.19
용산참사 및 쌍용자동차 피해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환수조치 현황. (제공: 윤소하의원실) 2018.10.19

당시에도 해당 사건은 공권력의 과잉진압에 의한 부상이므로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건강보험공단은 고지 징수를 강행했다.

최근 이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나왔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용산참사에 대해 경찰지휘부의 잘못된 판단과 안전대책 없는 과잉진압을 인정했고, 쌍용자동차 노조 진압에 대해서도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이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날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그러한 과오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도록 제도와 정책과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정부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 하나하나에 대한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과잉진압과 그 위법성을 인정함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의 징수 근거였던 피해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는 타당성이 없게 됐고 건강보험공단은 당사자들에게 징수한 금액을 즉시 환급해야한다는 것이 윤 의원의 주장이다.

윤소하 의원은 “공권력을 남용해 시민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한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왜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인가. 고액 체납자의 징수율은 7.3%에 머무르면서, 쌍용자동차와 용산참사 피해자에게는 99.7%를 징수한 것은 당시 건강보험공단이 정치적인 이유로 징수를 강행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한 만큼 이제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징수했던 건강보험료를 되돌려 주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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