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방북까지 현실적 어려움 있어
과거 두 차례 교황 방북 초청 무산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교황의 북한 방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며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전한 것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북한의 교황 방북 초청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1991년 김일성 주석은 외교 고립 탈피 수단으로 교황청에 접촉을 시도했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교황청에 방북 요청을 한 바 있다. 실제 김정일 위원장의 방북 초청장은 교황청에 접수되기도 했다. 그러나 종교 개방에 대한 우려와 정권 차원의 부담 등으로 두 차례 모두 도중에 무산됐다.
다만 이번에는 북한의 초청 의지가 강하다는 측면에서 지난 두 차례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환호하겠다’는 뜻을 밝혀가며 초청의 뜻을 문 대통령을 통해 전달했다.
교황이 방북한다면 이는 그 자체로 역사적 순간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방북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은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는 설명과 함께 교황을 만나볼 것을 제안했다.
북한과 교황청 간 교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교황의 방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처럼 문 대통령과 청와대 역할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은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