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8

1285명 중 108명 친·인척
“野, 이게 정의로운 서울시냐”
“與, 선도적으로 일하는 과정”
“朴, 비리 증거 나오면 고발”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18일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공방이 집중됐다.

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임직원의 친·인척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국감에서 야당은 이를 둘러싼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서울시 산하인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3월 1일 1285명을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이 가운데 108명이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5월 이른바 구의역 김군 사고 이후 외주화로 인한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전업무를 책임지는 사람들을 정규직화 하도록 했다.

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정규직 전환 기준으로 서울시가 ‘국가기술 자격’을 제시했던 것과 관련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 중 자격증을 소지한 인원은 지난 2016년 12월 기준 50%가 채 되지 않았다”며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100% 합격을 요구하고, 안전과 관련된 직무교육도 실시하지 않도록 사용자측과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서울시 산하 공기업 노조 임직원의 친인척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하면 공기업 들어가기 위해 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 취준생은 부모 잘못 만난 신세한탄 하지 않겠나”며 “이게 우리가 바라는 정의로운 서울시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구의역 참사도 함께 일해야 했을 동료직원이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하느라 김군이 혼자 작업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며 “이번 비리도 노조가 과도한 압력을 행사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고, 이것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채익 의원도 “박 시장의 친노동·친민노총, 보궐선거의 공신에 대한 자리 챙기기에서 여러 문제가 양산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박 시장의 정무라인 인사들이 비리의 온상”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의혹으로 정규직 전환 정책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박 시장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만큼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채용 비리는 강원랜드 사건에서도 나타났고, 위험의 외주화 역시 삼성에서도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라면서 “감사원에 감사를 정식으로 요청한 것에 대해선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엄중한 처벌과 함께 제도적 방지대책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은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정규직화 전환에) 나서다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지적되고 있다”라며 “잘못된 게 있으며 엄벌하면 된다. 왜 온 나라가 시끄럽게 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 기사 쓸 것이 그리 없는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대책이 물러진 게 아니냐는 여당 의원들의 쓴 소리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감사가 (동일한 사안에 대한) 징계·문책 비율이 낮고 수사 의뢰 건수도 없다. 이 얘기는 서울시 대책이 물렀다는 것 아니냐”면서 “지난해 이미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에 대해 점검했는데 이번 건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감사실에서는 뭘 감사했다는 건가”라고 질책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 채용 비리 증거가 나오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현재 사내에 근무하는 가족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나 아직 그 과정에 어떤 채용 비리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는 상태”라며 “그러나 만약 비리가 있다면 큰 문제이므로 서울시가 직접 감사할 수도 있지만 더 객관적인 감사원에서 감사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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