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여 위원장 진행 방식 문제 발언과 관련 논쟁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여 위원장 진행 방식 문제 발언과 관련 논쟁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당 “국고손실 책임 물어야”

민주당 “출석요구, 재판권 침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구상금 청구 소송을 강제 조정한 이상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두고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면충돌했다. 이 부장판사의 출석을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하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해 전원 퇴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8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에서 서울중앙지법 등 14개 법원에 대한 국감이 진행됐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오전부터 정마을 구상권 소송이 강제 조정되는 과정에 정부 측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부장판사의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정부가 구상권을 포기하라고 강제 조정하는 건 유례가 없다”며 “이 부장판사를 출석시켜 국고손실의 책임, 34억 청구를 포기하게 한 경위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현직 판사를 부르는 일은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박했고, 여 위원장은 외압 여부만 질문하는 조건으로 오후 이 부장판사를 참고인으로 출석시키자고 중재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위원장 독단적 결정은 묵과할 수 없다”고 항의했고, 여 의원장이 “입 다물어라. 회의 진행은 내가 한다”고 발끈했다. 이 의원도 지지 않고 “법에 위배된다”고 외치며 국감장을 박차고 나갔다.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진행 방식과 관련 논쟁 후 법사위를 나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진행 방식과 관련 논쟁 후 법사위를 나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오후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이 부장판사의 출석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송기헌 의원은 “위원장이 판사를 배석하게 한 것은 국회법상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판사를 나오라고 하면서 언급한 말도 편파적”이라고 말했다.

이춘석 의원도 “위원장 말이 재판거래와 뭐가 다른가”라고 항의했고, 표창원 의원도 “위원장의 권위로 피감기관장에게 권고하는 것은 엄청난 무게가 실린다”며 “그렇게 되면 법사위가 언제든 그런 권고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오전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의원은 “강제 조정하는 과정과 경위가 중요한 것”이라며 “이것은 통상 상황이 아닌 비상 상황이다. 국고손실죄라는 엄청난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 내가 이 부장판사라면 나와서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 역시 “국감에서 특정 판사 이름이 거론되고, 특히 야당 의원이 거론해 본인이 매우 불편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나와 오해를 해명하고 풀려할 것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한 번 판사를 참고인으로 부르게 되면 다른 판사들도 ‘다음에 국감장에 가서 감사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재판 공정성을 침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사위가 재판에 관여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국감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 의원장이 이 부장판사의 출석을 확인하는 발언을 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의미로 모두 퇴장하자 국감이 일시 중단됐다.

출석을 요청받은 이 부장판사는 강정마을 구상권 소송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데다 오후 재판 일정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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