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출처: 연합뉴스)

유독 ‘기독교’에 폐쇄적인 북한
실제 방북行 이어질지 ‘미지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이 최대 관심사로 주목받는 가운데 북한 내 종교 자유 실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교황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한다. 북한 지도자가 교황청에 방북 요청 의사를 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실제 교황 방북이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든 공산주의 국가에서 종교탄압이 자행되지만 말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신교 선교단체 모퉁이돌선교회가 발행한 7월 ‘카타콤소식지’에 따르면 북한은 해방 이후 그 많은 교회를 깡그리 깨부수고 종교를 완전히 말살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김일성은 분명히 기독교의 정신을 알고 있었고, 그걸 수령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이용했다. ‘진짜 종교’는 위협이 됐을 뿐이다.

북한 외교관이었던 전 태영호 공사는 카타콤소식지를 통해 “북한에도 기독교가 존재하고 있음을 내세워 한국의 반정부 종교단체들과의 교류를 확대해 이들을 포섭하려는 속셈으로 1988년에 평양에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을 건설했다”고 말했다.

실제 초기 교회와 성당은 가짜 신자로 채워졌다. 당은 종교활동에 대해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투쟁 활동”이라며 “미제와의 반미 성전에 떨쳐나선 남조선 종교계인사들을 쟁취하기 위한 그리고 조국의 통일을 위한 숭고한 투쟁”이라고 특별강습을 시킨 후 종교시설에 투입시켰다.

그가 5월 중순 펴낸 책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는 북한 종교 문제를 언급하면서 김정일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일화를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1991년 김정일은 1991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북을 추진했다. 방북 요청에 교황청은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진짜 신자를 데려오라’고 한 것이다. 이에 북한 당국은 한 할머니를 찾았는데, 이 할머니는 “한번 마음속에 들어오신 하나님은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보고 받은 김정일은 교황 초청 계획을 접었다.

이처럼 북한이 종교에 워낙 폐쇄적인 데다, 자칫 종교 신자가 증가할 경우 체제 위협으로 이어져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실제 방북행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만약 한반도 평화를 지지해 온 교황의 평양 방문이 역대 최초로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평화체제 구상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방북이 평화체제를 수용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알리는 동시에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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