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17일 방문한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 섬 전체 바위가 120만개에 이르는 자그마한 구멍으로 뒤덮여 일명 곰보섬이라 불린다. ⓒ천지일보 2018.10.18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17일 방문한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 섬 전체 바위가 120만개에 이르는 자그마한 구멍으로 뒤덮여 일명 곰보섬이라 불린다. ⓒ천지일보 2018.10.18

120만개 구멍 돌맛조개
거문고 소리 같아 슬도명파
슬도~대왕암 해안트레킹 코스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구멍에 부딪쳐 내는 합작품이 거문고 소리라는 인식이 있는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 방어진 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이다. 섬 전체 바위가 120만개에 이르는 자그마한 구멍으로 뒤덮여 일명 곰보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바위 구멍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석공조개들이 만든 작품이다. 슬도는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해서 슬도(瑟島)라 불린다. 오랜 세월 만들어진 바위 구멍 사이로 부딪치는 슬도의 파도소리를 명파(鳴波)’로 표현하는 이유다.

슬도 입구에는 국내 유일한 소리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소리체험관에서는 슬도 파도소리를 시작으로 대왕암 몽돌 물 흐르는 소리, 울기등대 무산소리, 현대중공업의 엔진소리, 신조선 출항 뱃고동소리, 동축사의 새벽종소리, 마골산의 숲 바람소리, 옥류천의 계곡물소리, 주전해변 파도소리까지 동구의 소리9경을 체험할 수 있다.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시 동구 슬도. 높이 11m 고래 모양 ‘바다를 향한 염원’ 조형물이 하늘을 향해 서 있다. 슬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작됐다. ⓒ천지일보 2018.10.18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시 동구 슬도. 높이 11m 고래 모양 ‘바다를 향한 염원’ 조형물이 하늘을 향해 서 있다. 슬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작됐다. ⓒ천지일보 2018.10.18

드넓은 하늘에 펼쳐진 구름과 수평선에 빼곡히 늘어선 배들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하늘을 향해 서 있는 고래 모양을 한 바다를 향한 염원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고래는 반구대암각화에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새끼 업은 고래를 형상화했다. 높이 11m를 자랑하는 고래조형물은 슬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작됐다.

슬도교를 지나 슬도등대가 보인다. 슬도등대는 1950년대 말에 세워져 지금껏 슬도를 지켜왔다. 슬도는 드라마 '욕망의 불꽃', '메이퀸'과 영화 친구2’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등대. 1950년대 말에 세워져 지금껏 슬도를 지켜왔다. ⓒ천지일보 2018.10.18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등대. 1950년대 말에 세워져 지금껏 슬도를 지켜왔다. ⓒ천지일보 2018.10.18

슬도 방파제 낚시터는 삼삼오오 모인 낚시꾼과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캠핑 준비를 철저히 해 온 가족들과 원터치 텐트를 가지고 가볍게 나온 사람들, 오토바이에 낚싯대와 떡밥을 싣고 부지런히 낚시터로 들어서는 사람들, 입질을 위해 미끼를 던지는 사람들 저마다 바삐 움직인다.

떡밥을 주걱으로 떠서 낚시대가 있는 방향으로 힘차게 던지면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떡밥주위로 몰려든다. 미끼에 걸려든 아이손바닥 만한 줄돔과 고등어, 노래미 등은 아이들의 즐거운 볼거리다. 방파제에서 커피를 파는 아주머니가 익숙한 듯 자장면을 주문해주면 여기저기서 추가를 외치며 한 끼를 때우기도 한다.

슬도 입구 쪽에는 바닷물이 발목정도 오는 곳이 있어 부모의 코치아래 아이들이 작은 낚싯대를 잡고 있는 모습은 엄마미소를 자아낸다. 슬도 낚시터는 도심과 인접한 옥빛바다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낚시객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꼽힌다.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슬도 방파제 낚시터는 낚시꾼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슬도 낚시터는 도심과 인접한 옥빛바다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낚시객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꼽힌다. ⓒ천지일보 2018.10.18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슬도 방파제 낚시터는 낚시꾼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슬도 낚시터는 도심과 인접한 옥빛바다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낚시객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꼽힌다. ⓒ천지일보 2018.10.18

방파제 곳곳에는 작은 게들이 파도를 맞으며 모여 양팔의 집게를 번갈아 가며 연신 먹이를 집어 입으로 쏙쏙 넣 먹방을 선사했다.

슬도 입구 소리체험관 안쪽에는 아기자기한 막걸리 파전집과 커피숍 등이 있어 풍경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거기서 더 들어가면 대왕암공원으로 향하는 해안산책길이 나온다.

햇살 쏟아지는 바다를 끼고 산책하다 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흑염소가 깜짝 등장하도 한다. 몽돌해변 주위 풀을 먹고 자라서인지 건강미를 뿜어냈다.

슬도에서 대왕암공원 쪽으로 해안 길을 걷다보면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바다를 보며 사색하는 사람들, 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몽돌해안산책로 인근에 가족캠핑장이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기에 그만이다. 이곳은 아직 군사시설(초소)이 남아 있는데 군사통제구역에서 해제된 지 얼마되지 않아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해안을 접할 수 있다.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슬도 해안트레킹 중 만난 흑염소들. 몽돌해변 주위 풀을 먹고 자라서인지 건강미를 뿜어냈다. ⓒ천지일보 2018.10.18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슬도 해안트레킹 중 만난 흑염소들. 몽돌해변 주위 풀을 먹고 자라서인지 건강미를 뿜어냈다. ⓒ천지일보 2018.10.18

걷다보면 삼국통일 이룩했던 문무대왕의 넋이 쉬지 않고 바다를 지키고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대왕암 코스를 따라 북쪽으로 해안산책로가 이어진다. 북측해안산책로는 목재데크로 꾸며져 있어 용굴 등도 볼 수 있다. 또 웅장하게 하늘로 뻗은 15천여 그루의 해송과 기암괴석 등을 즐기면서 산책이 가능하다.

이렇게 슬도에서 대왕암공원 산책로까지 이어지는 해안크렉킹 코스는 약 5정도이다. 마지막으로 대왕암공원 계단에서 펼쳐진 일산해수욕장을 내려보며 땀을 식히면 된다.

해수욕장 인근은 동구 시가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 주위에 즐비한 맛집을 골라 허기진 배를 채우는 차례. 일산해수욕장 근처에는 바다전망을 자랑하는 활어회센터와 해안가 북쪽 끝에 위치한 해동 중화요리점도 이색코스로 가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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