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뇌물. (출처: 연합뉴스)
유치원 뇌물. (출처: 연합뉴스)

금괴택배 반송한 전 감사관

검찰 약 2시간 참고인 조사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사립유치원들이 부정·비리 의혹으로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는 가운데 한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금괴(골드바) 배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의정부지검 형사2부(김대룡 부장검사)는 택배 내용물이 무엇인지, 그 내용이 감사 무마 목적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6일 택배를 반송한 김거성 전(前)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약 2시간 조사했다. 김 전 감사관에게 택배가 배달됐을 당시 상황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감사 무마 목적으로 금괴를 건네려 한 혐의(뇌물공여 의사표시)로 사립유치원 설립자 A(61)씨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2016년 4월 김 전 감사관이 다니는 교회에 금괴가 들어간 택배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택배기사는 교회에 사람이 없자 김 전 감사관에게 전화해 “골드바가 도착했으니 직접 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김 전 감사관은 발송인이 모르는 사람이라 택배를 반송 처리했다.

이로부터 두 달 뒤 사립유치원 감사가 시작됐고, 김 전 감사관은 경기지역 4개 유치원을 운영 중인 A씨의 이름을 감사 대상 명단에서 보게 됐다.

하지만 A씨는 “김 전 감사관에서 보낸 택배는 감사 무마를 위한 골드바가 아닌 목사 취임 축하 기념패”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 김 전 감사관은 이즈음 무급 담임목사로 취임했다. 그러나 A씨랑은 일면식도 없었다.

검찰은 곧 택배기사와 A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A씨는 개인 소유 고급 외제차 보험료를 유치원 운영비로 내는 등 2억여원을 개인용도로 지출하고 20억 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국무조정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해 합동감사를 벌여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최대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해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