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가 17일 겨울철에 담근 김치가 다른 계절에 담근 김치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는 이유를 찾아냈다. 주요 발효 유산균 분석 결과. (제공: 세계김치연구소) ⓒ천지일보 2018.10.17
세계김치연구소가 17일 겨울철에 담근 김치가 다른 계절에 담근 김치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는 이유를 찾아냈다. 주요 발효 유산균 분석 결과. (제공: 세계김치연구소) ⓒ천지일보 2018.10.17

겨울 김치에 풍부한 유산균 ‘류코노스톡’ 원인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세계김치연구소(소장 하재호)가 겨울철에 담근 김치가 다른 계절에 담근 김치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는 이유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에서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맛을 담당하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이 겨울철 김치에 가장 많이 함유된 것을 17일 밝혀냈다.

세계김치연구소 장지윤 박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배추김치를 봄, 가을, 겨울 등 계절별로 22종씩(총 66종) 수집해 생산지와 계절, 김치의 염도, 익은 정도와 주요 발효 유산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김치는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유산균을 생성하는데 그 3대 유산균이 ‘류코노스톡’ ‘와이셀라’ ‘락토바실루스’다. 이러한 유산균은 김치 맛에 영향을 미치는 발효 대사산물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류코노스톡은 시원한 단맛을 내는 만니톨과 청량감을 주는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반면, 락토바실러스와 와이셀라는 신맛을 내는 젖산을 주로 만들어낸다. 다시 말하면 김치 맛은 어떤 유산균이 발효를 주도하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또한 연구소는 김치를 만든 지역이나 염도보다는 ‘계절’이 유산균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에 만들어진 김치가 타 계절에 만들어진 김치에 비해 류코노스톡균의 비중이 현저히(봄 대비 약 137%, 가을 대비 약 176%) 높게 분석됐다. 특히 같은 업체에서 만든 김치라 하더라도 계절에 따라 유산균의 분포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김치업계에선 같은 레시피로 만든 김치라도 계절별로 맛이 달라진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해결책을 위한 고심 중이었으며 일부 유명 김치업체에서는 김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방법으로 류코노스톡균을 종균(種菌)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이번 연구는 김치 맛과 유산균과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전통발효식품인 김치의 지역·계절·종류·제조방법별 발효 유산균의 특성을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식품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푸드 콘트롤(Food Control)’ 최근호(지난 9월)에 소개한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