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유흥탐정)
(출처: 유흥탐정)

12일간 여성 800명 의뢰

같은 기간 3000만원 수익

경찰, 모방범 계속 추적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남편 혹은 남자친구의 성매매 기록을 확인해주는 사이트로 화제를 모으던 ‘유흥탐정’을 처음 개설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흥탐정을 운영하면서 개인정보를 불법 거래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36)씨를 15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유흥업소를 갔는지 정확히 알려준다’는 명목으로 유흥탐정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골든벨’이라는 성매매 업소 예약자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했다. 골든벨은 업주들이 실제 공유하는 DB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를 통해 성매매 업소 출입 기록, 방문 날짜, 통화 내역 등을 확인해줬다. 특별한 경우엔 해당 남성의 성적 취향까지 상세한 기록을 확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의뢰 한 건 당 초기엔 3만원, 이후엔 5만원 정도의 대금을 받고 의뢰인들이 건네 준 남편·남자친구의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성매매 단골과 경찰 전화번호 1800만개를 축적한 DB 업체를 검거하면서 유흥탐정도 이 업체를 활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이트를 추적해 압수수색하고 A씨 체포영장도 발부받아 경기도 모처에서 그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A씨는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불과 12일 동안 800여명의 의뢰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3000만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는 조사에서 범행 대부분을 시인했다”며 “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곧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와 비슷한 범행을 벌이는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다른 유흥탐정 계정은 다른 업소 관계자들의 유사행위라며 추가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A씨와 모방범들이 애초 성매매업소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아닌가 의심한다. 유흥탐정 자체가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이용하던 단골손님 DB이기 때문이다.

즉 유흥탐정이 여성들을 위해 남성의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주는 곳이 아닌 그저 ‘업소 실장’들이 불법 수익을 취득하는 또 다른 경로에 불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다른 유흥탐정 계정 운영자들을 추적하면서 유흥탐정과 성매매업소 관계자들 사이의 계좌 거래 내역 등도 들여다보며 수사 범위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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