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실린 에스더기도운동의 성명 광고. ⓒ천지일보 2018.10.17
조선일보에 실린 에스더기도운동의 성명 광고. ⓒ천지일보 2018.10.17

보수 개신교 “가짜뉴스 프레임에 반동성애‧NAP 가두려”

한겨레 “가짜뉴스 공장답게 해명조차 거짓말로 일관해”

개신교 매체 “크투‧국민일보, 가짜뉴스 나팔수 자처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겨레신문이 ‘가짜뉴스 공장’으로 개신교 보수진영 선교단체인 에스더기도운동을 지목한 이후 우리사회 ‘가짜뉴스’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개신교 보수진영은 정부의 가짜뉴스 엄단 방침에 ‘기독교 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한겨레와 에스더기도운동의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벌써 에스더기도운동 측은 한겨레 측에 보도 자체가 ‘가짜뉴스’라며 6차 반박자료를 냈다.

에스더기도운동은 보수 일간지에 성명광고를 내고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에스더는 “에스더가 박근혜 캠프에 5억여원, 국정원에 43억여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신문/티브이(TV) 보도는 악의적이며 날조된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국정원·박근혜 선거캠프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고, 1원의 재정 지원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겨레 보도에 대한 에스더기도운동의 반박 자료는 오히려 재반박거리가 되고 있다. 한겨레는 내부 문건, 이용희 대표의 문자와 각종 포스터, 에스더기도운동 전 활동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겨레는 최근 “동성애·이슬람 혐오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의 공장으로 밝혀진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가짜뉴스의 뿌리를 고발한 한겨레 탐사보도에 대한 반박 의견 광고를 2차례에 걸쳐 냈다”며 “가짜뉴스 공장답게 해명조차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겨레는 “앞으로 3차례에 걸쳐 이에 대해 재반박할 계획”이라며 “에스더 쪽의 대응에 따라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한겨레는 앞으로도 ‘에스더기도운동’과 가짜뉴스에 대한 보도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더 측과 한겨레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 “기독교 탄압이다”

한겨레 보도로 들불처럼 번진 ‘가짜뉴스’ 공방은 보수권과 개신교계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기독교 탄압’이라는 뉴스가 돼서 퍼지고 있다.

에스더기도운동은 “가짜뉴스 남발하며 기독교 탄압하는 한겨레신문의 악의적인 기획 보도 규탄한다”며 성명광고를 냈다. 지난 10일 뉴스타운TV ‘조우석 칼럼’에서는 기독교가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조우석 칼럼’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좌파적 성향에 입각해 고의적으로 언론을 움직여 기독교를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짜뉴스’ 미명 아래 에스더기도모임을 표적삼아 기독교를 문재인 정권 안으로 순치시키려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과 한겨레신문 가짜뉴스피해자모임도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애와 과격 이슬람에 대한 비판을 가짜뉴스 프레임에 가두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와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동성애를 강력 반대하는 한국기독교를 혐오집단과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면 강력한 저항과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겨레 보도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개신교 보수진영이 ‘기독교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됐다.

지난달 가짜뉴스로 호되게 피해를 당한 경험이 이 총리는 이달 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은 성명을 통해 “최근 정부와 여당이 ‘가짜뉴스’에 대해 엄벌에 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기독교계가 마치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주범인양 지목한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이것이 동성애, NAP,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해 온 기독교계에 대한 보복성 옥죄기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기독교 언론, 가짜뉴스 나팔수 자처”

반면 개신교 진보진영은 입장이 다르다. 개신교 진보매체로 알려진 뉴스앤조이는 지난 13일 개신교 보수진영의 입장을 대변해 뉴스를 생산해내는 언론을 겨냥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뉴스앤조이는 국민일보와 크리스천투데이를 언급하며 “‘가짜뉴스’ 나팔수를 자처한 기독교 언론들”이라고 꼬집었다.

뉴스앤조이는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가짜뉴스 논란에 ‘기독교 언론’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던지며 “한겨레가 지목한 가짜뉴스의 주된 유통 경로는 각종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이었지만, 이를 더 널리 유포한 데에는 교계 언론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은 ‘언론’이 썼다고 하면 좀 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동성애 진영의 주장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도 비판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교계 언론들은 차후에도 이를 검증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에스더를 비롯한 ‘가짜뉴스 공장’의 나팔수를 자처한 셈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한겨레가 선정한 22개 가짜뉴스를 검증 없이 받아쓴 매체를 분석했고, 총 149건의 기사 중 크리스천투데이가 85개, 국민일보 41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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