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만찬사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만찬사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교황청 기관지 특별기고… “독재시절 韓 성당, 민주주의 피난처”
“평화정신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한반도 평화 구축 등 강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가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교황청 기관지의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은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 ‘교황 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특별기고문을 통해 이처럼 썼다고 청와대 등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기관지에서 지난 달 방북 당시 김희중 대주교가 동행한 것과 관련해 “남북한 가톨릭 간의 교류를 위해서이며,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기관지는 전 세계 13억명 가톨릭 신자가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먼저 “한-교황청 수교 55주년을 맞아 교황청을 방문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교황청이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고에선 “예수의 삶에서 민주주의는 시작됐다. 한국은 가톨릭 국가는 아니지만 성경을 통해 민주주의를 익히고 불의와 맞서는 용기를 얻었다”며 “군사독재시절 한국의 성당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피난처였다”고 했다.

또한 “한국 가톨릭은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섰고 끝까지 평화를 옹호했다”며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고 그 길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17년 추운 겨울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그 가르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체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 한반도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기억했다”고 썼다.

9.18평양선언과 관련해서 문 대통령은 “남북한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고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며 “북한은 핵실험·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됐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고 평화로 부활하셨다”며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고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정부와 종교의 가르침이 같음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경제적 개념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에 공감한다며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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