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학생이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관련 공청회에서 학교 측에 질문하고 있다.학생들은 학교 전체 점검·소독, 책걸상 교체,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요청했다.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학생이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관련 공청회에서 학교 측에 질문하고 있다.학생들은 학교 전체 점검·소독, 책걸상 교체,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요청했다. ⓒ천지일보 2018.10.16

재학생 등 200여명 공청회 참석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 학생들이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에 대한 학교 측 대응과 대책이 미흡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학생들은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학교 측 주최로 열린 ‘SNS 음란물 유포사건 경과보고 및 안전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공청회’에 수업도 미룬 채 참석해 학교 측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공청회에는 재학생을 포함해 약 200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날 9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열었고 학교 측에 충분히 입장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그 사항에 대한 준비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측 답변은 정확한 기간이나 계획이 없고 너무 추상적”이라고 덧붙였다.

동덕여대 소속 A학생은 전체적인 점검 진행 계획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는 “의심되는 곳부터 순차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외부인 출입 점검·통제’를 주장한 B학생에 대해 동덕여대 측은 “외부인의 기준 등 협의가 필요하고 점검 방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며 “논의하는 대로 발표 하겠다”고 밝혔다.

C학생은 몰래카메라 등을 점검하는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업체 직원 1명이 3시간 동안 전 학교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고 들었다”며 “결과에 대한 공유도 없었고 업체 직원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공청회를 학교 측에서 마치려 하자 항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공청회를 학교 측에서 마치려 하자 항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6

이와 관련해 해당 관계자는 “몰래카메라 탐지기가 현재 1대밖에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또 결과를 바로 공유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죄했다.

D학생은 “이런 사건이 일어났으면 학생이 요청해서 공청회를 여는 것이 아니라 학교 측에서 학생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열었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공청회 일정도 문제가 됐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공청회 일정이 익일 17일 오후 2시로 학생에게 공지된 것이다. 학교 측은 공청회 시작 30분 전 총학생회를 통해서 재공지했다.

동덕여대 비서실장은 “나의 실수로 비롯된 일이다. 죄송하다”라고 사죄했지만 학생들은 “학생들 참석을 막기 위해서 학교 측에서 부린 꼼수가 아니냐”며 비판했다.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박종화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공청회를 학교 측에서 마치려 하자 항의하고 있다.박 회장은 “어떤 사항을 언제까지 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고 학교 측의 준비가 미흡하다”며 “공청회 일정을 다시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박종화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공청회를 학교 측에서 마치려 하자 항의하고 있다.박 회장은 “어떤 사항을 언제까지 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고 학교 측의 준비가 미흡하다”며 “공청회 일정을 다시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천지일보 2018.10.16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2016년에도 여장 남자가 들어왔었다”며 “그때도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았는데 추상적인 답변을 믿고 맡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학교 측에서 공청회를 마치려 하자 “충분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학교 측은 이 자리에서 공청회를 다시 열 것을 확답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임선양 동덕여대 학생처장은 “확답할 수 없다. 자신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자리를 떴다.

그러자 박 회장은 참석한 학생들에게 “오늘 저녁 6시에 열리는 촛불 집회에 꼭 참석해서 학교 측에서 다시 공청회를 열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독려했다.

한편 공청회에는 해당 학교 총장, 사무처장, 학생처장 등 임직원들도 참석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참석한 학생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 했지만 공청회 시작 1시간 후 개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다. 이에 학생들은 “학생 문제보다 중요한 사안이 어디 있냐”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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