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어느 기업의 홍보 행사에서 인터뷰 없이 1시간 머무는 대가로 6억 4000만원(360만 위안)을 받은 인기 여배우가 있었다. 1분당 1000만원(6만 위안)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을 받은 주인공은 중국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판빙빙(范冰冰)이다. 지난해에도 판빙빙은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연예인 수입 순위에서 1위(3억 위안)를 차지했으니 인기 절정에 있다. 하지만 판빙빙의 세금탈루가 밝혀져 중국 당국으로부터 8억 8384만 6000위안(한화 약 1437억원)에 이르는 추징 세액과 벌금을 부과 받고 완납한 상태지만 중국인들의 여론은 좋지 않은 상태다.

한국이나 중국이든 연예인들의 탈세행위는 세무당국에 의해 철저히 추적을 받는다. 그렇기는 하나 당사자가 자진 신고하지 않는 이상 연예인들이 받는 공식·비공식 수입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세금 부과에 애로가 따르기도 한다. 중국은 연예인의 소득이 회사 수입으로 잡혀 처리되면서 개인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이중계약 및 탈세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톱스타 연예인들의 지나치게 높은 몸값은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세무당국이 이번 판빙빙의 사례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연예인 임금 현실은 중국과 판이하게 다르다. 국내 연예계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 가운데 지난 5년간 임금 체불이 27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문체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기된 불공정신고 656건 가운데 517건(78.8%)이 임금체불과 관련된 내용이다. 500만원 미만의 임금 체불이 전체의 73.2%였고, 100만원 미만도 22.1%에 달했으니 예술인들이 공연하고도 인건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 실정이다. 그중에서 연극 분야가 42.9%, 연예가 34.2%로 임금체불의 대부분이 연극과 연예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융성한 나라가 강국이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국민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예술 관람에 관심 갖게 되지만 예술인들이 응당 받아야 할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은 한국의 실정이다. 예술인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문화콘텐츠가 세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열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예술 종사자들의 임금체불이 심각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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