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나무 모양 장식이 독특한 고구려 가옥의 모습. 고구려 가옥은 나무뿐만 아니라 돌을 이용한 것, 2층 건물과 독특한 지붕 형태 등이 눈길을 끈다.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담덕채.평범한 고구려 가옥의 고구려식 온돌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담덕채.평범한 고구려 가옥의 고구려식 온돌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18.10.16

◆도심에서 고구려 방문하기

고구려대장간마을은 고구려 철기 문화를 볼 수 있는 유적 테마공원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고구려는 5세기 강력한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광대한 영토를 확장했고 남쪽으로는 한강과 아차산까지 이르게 됐다. 아차산에 묻힌 수많은 고구려의 보루(堡壘- 둘레가 약 300m 이하로 적의 침입이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주로 산꼭대기에 만들어진 군사시설)와 유물은 1994년부터 발굴됐다. 2008년 개장한 고구려대장간마을은 고구려 시대 모습을 재현한 여러 가옥과 대장간, 아차산에서 출토된 고구려 유물을 상설 전시하는 유적전시관, 고구려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야외학습장 등으로 구성됐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평일에는 오전 9시~오후 6시, 토·일·공휴일에는 오전 9시~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동절기인 11~2월은 오후 5시까지다. ‘문화관광해설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데 월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4번(오전 10시, 오후 1시, 2시 30분, 4시)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중앙선은 구리역, 2호선은 강변역, 5호선은 광나루역에서 하차해 ‘우미내검문소, 고구려대장간마을’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한강이 바로 보이는 이곳에서 아차산 쪽으로 100m 정도 완만한 언덕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고구려대장간마을이 나타난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거믈촌에 들어가면 방을 둥그렇게 연결한 둥근 마당이 나오고(맨 왼쪽) 지붕도 둥그렇게 이어져 하늘을 볼 수 있다(가운데). 연결된 건물로 들어가면 넓은 홀이 나오고 멋지게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맨 오른쪽).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거믈촌에 들어가면 방을 둥그렇게 연결한 둥근 마당이 나오고(맨 왼쪽) 지붕도 둥그렇게 이어져 하늘을 볼 수 있다(가운데). 연결된 건물로 들어가면 넓은 홀이 나오고 멋지게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맨 오른쪽). ⓒ천지일보 2018.10.16

◆북방 민족의 독특한 생활상 엿보기

고구려대장간마을은 전체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전체를 다 둘러보면 ‘아담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고구려의 모습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아쉬운 마음도 든다. 아무래도 고구려의 유적을 쉽게 접하기 어렵기도 하고, 북방 민족의 생활상이 많이 드러나는 고구려 건축물이 이색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먼저 야외전시관 입구 옆에 2층짜리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이 눈에 들어온다. 아차산에서 발견된 고구려 유물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사무실도 있으니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싶은 사람은 이곳에 문의하면 된다. 연중무휴 운영이라고 해서 별 생각 없이 갔더니 하필 방문한 날이 월요일이라 1시간짜리 알짜 해설을 들을 기회를 놓쳤다. 

야외전시관, 곧 고구려 건축물을 마을처럼 재현해 놓은 곳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거믈촌’이 보인다. ‘거믈촌’이란 이름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四神) 중 북방의 현무를 숭상하는 마을을 뜻한다. 이 공간은 고구려대장간마을의 회의장소로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한다. 벽면에는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나타나 있는 현무를 사방에 그려 넣었다. 현무는 거북과 뱀이 합쳐진 형상으로 냉철함과 지혜를 뜻한다. 둥글게 이어진 방들 가운데 있는 마당에서 역시나 둥글게 뚫린 지붕으로 하늘을 볼 수 있다. 한쪽 옆에 둥글게 생긴 건물이 하나 더 붙어 있는데 지붕이 덮인 넓은 홀로, 영화 ‘안시성’에서 양만춘과 수장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다. 어두컴컴한 내부지만 의외로 사진이 밝게 잘 나온다. 

독특하게 생긴 고구려 가옥들을 지나다보면 ‘담덕채’가 나온다. 고구려 가옥은 나무와 돌을 이용해 짓고 둥근 모양이 많이 보이며 2층짜리 건물이 많아 독특하게 느껴진다. 담덕채는 ‘담덕’ 광개토대왕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평범한 고구려 가옥의 고구려식 온돌을 볼 수 있다. 고구려 온돌은 오늘날처럼 방 전체를 데우는 것이 아니라 방안에서 불을 지펴 일부분만을 데우는 쪽구들 형태로, 아궁이에서 불을 지펴 취사를 하는 동시에 구들을 덥혀 난방의 기능도 했다고 한다. 여름이나 평상시에는 의자에 앉아서 생활했다고.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고구려대장간마을에 들어서면 보이는 모습(왼쪽)과 마을 중앙에 있는 대장간 옆 지름 7m짜리 물레방아(오른쪽).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고구려대장간마을에 들어서면 보이는 모습(왼쪽)과 마을 중앙에 있는 대장간 옆 지름 7m짜리 물레방아(오른쪽). ⓒ천지일보 2018.10.16

◆마을의 상징, 대장간과 물레방아

마을의 중앙에는 커다란 2층짜리 대장간이 있다. 무려 지름이 7m나 되는 물레방아도 볼 수 있다. ‘안시성’ 영화에서는 이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관람을 간 날은 그냥 서 있어 아쉬웠다. 너무 커서 셀카를 찍어도 잘 안 나온다. 고구려는 일찍부터 청동제 무기를 철제 무기로 대체해 사용할 만큼 철기 문화가 발달했고 이를 보여주고자 아차산 4보루에서 발굴된 간이대장간 시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결합해 현재와 같은 대장간을 만들었다 한다. 대장간의 여러 시설과 다양한 도구들, 큰 규모, 거대한 물레방아 등 볼거리가 많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많은 드라마·영화를 찍은 장소이기도 해서 자신이 봤던 작품을 떠올리며 관람하는 것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안내판에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바람의 나라’ ‘자명고’ ‘쾌도 홍길동’ ‘계백’ ‘신의’ ‘사임당 빛의 일기’ 등과 영화 ‘쌍화점’ ‘역린’ ‘안시성’ 등을 찍은 곳이라고 적혀 있다. 

대장간 아래 쪽으로는 ‘연호개채’가 있다. 고구려인은 언제든지 말을 타고 나갈 수 있는 입식 생활을 선호했다고 하며 오늘날처럼 칸막이로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장막으로 공간을 구분했다고 한다. 연호개채에 들어가면 쪽구들을 놓은 곳, 큰 탁자와 의자들을 놓아 접대할 수 있는 곳, 평상이 놓인 공간 등을 볼 수 있다.

마을 옆으로는 야외공연장과 함께 울타리를 따라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야외학습장이 마련돼 있다. 

전체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곳이지만 산자락에 위치해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조금 숨이 찬다. 그래도 탁 트인 아차산의 풍경을 보노라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이 가을, 색다른 고구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고구려대장간마을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아차산에서 발굴된 고구려 유물이 유적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다양한 화살들(작은 사진). ⓒ천지일보 2018.10.16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아차산에서 발굴된 고구려 유물이 유적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다양한 화살들(작은 사진). ⓒ천지일보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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