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에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카슈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 15일 미 언론들은 일제히 사우디 정부가 실종된 자국 언론인이 심문 도중 실수로 사망했다고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反) 사우디 기자인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실종돼 살해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출처: 뉴시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에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카슈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 15일 미 언론들은 일제히 사우디 정부가 실종된 자국 언론인이 심문 도중 실수로 사망했다고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反) 사우디 기자인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실종돼 살해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출처: 뉴시스) 

사우디 反정부 기자 실종 2주째
美언론 소식통 인용 일제 보도
“정보원 잘못해 심문 중 사망”
왕세자 지키려고 책임전가할듯
트럼프도 사우디 옹호성 발언

[천지일보=이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실종된 자국 언론인이 심문 도중 실수로 사망했다고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은 15일(현지시간) 두 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2주일 넘게 실종 상태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심문을 받다가 잘못돼서 사망했다고 인정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사우디 정부가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작전이 승인 없이 이뤄졌으며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보고서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다른 소식통은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사우디 정부가 자국 정보원이 심문 도중 카슈끄지를 실수로 살해했다고 인정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살해 책임을 정보기관 당국자의 책임으로 일단락 지어 ‘왕실 배후설’을 가라앉히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이 정보기관 관리에게 ‘엉망진창으로 실패한 작전’의 책임을 떠넘김으로써 왕세자를 보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 같은 사우디 정부의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20여분 동안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어쩌면 그(사우디 국왕)가 진짜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길 원하진 않지만 어쩌면 (범인이) 악당 살인자들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다”라고 말했다.

사우드 정부의 ‘살해 인정’ 계획에 관한 보도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에 대해 들어봤지만 그것이 공식 보고서일지 누가 알겠느냐”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사우디로 급파해 사태 수습에 돌입했다.

사우디 왕실의 비판자로 유명한 카슈끄지는 미국에 거주하던 중 지난 2일 결혼을 위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실종돼 살해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수사에 돌입한 터키 당국은 카슈끄지가 총영사관 내 사우디 첩보원들에 의해 살해됐고, 이를 뒷받침할 음성과 영상 증거가 있다고 미국 정부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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