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주차장에 대량의 필로폰 등 압수품이 놓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주차장에 대량의 필로폰 등 압수품이 놓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만조직·야쿠자·한국마약상 개입

경찰, 필로폰 운반책 등 6명 구속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수사당국의 마약 적발 사례 중 사상 최대 규모의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15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대만인 A(25) 씨를 비롯해 자금 운반책 일본인 B(32)씨, 필로폰 운반책 한국인 C(63)씨 등 총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들이 한국에 들여온 필로폰의 규모는 총 112㎏으로 약 370만명에게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이다. 시가로 따지면 3700억원으로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과 관세당국이 적발한 마약 중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 3월 A씨는 한국에 입국해 자신이 지낼 서울 영등포구 숙소와 필로폰을 숨길 서울 서대문구의 원룸, 나사제조기를 분해할 경기도 화성시의 창고 등 3곳에 대한 임대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7월 6일 A씨는 태국 방콕을 떠나 부산항으로 들어온 배에서 나사제조기를 넘겨받았다. 해당 나사제조기 안에는 1㎏씩 개별로 포장된 필로폰 112봉지가 용접을 거쳐 완전 밀봉된 상태로 감춰져 있었다.

A씨는 대만인 D(27, 체포영장 발부)씨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의 창고로 나사제조기를 옮기고 분해했다. 그 안에 들어있던 필로폰은 서울 서대문구의 원룸에 옮겨 보관했다. A씨는 대전 유성구의 한 호텔 앞 사거리에서 총 3차례에 걸쳐 필로폰 7㎏, 7㎏, 8㎏ 등 22㎏을 거래했다. 필로폰은 일본인 E(34, 체포영장 발부)씨에게 넘겨졌고, E씨는 이를 한국인 C씨에게 11억원을 받고 판매했다.

검찰, 경찰 등의 마약 수사를 눈치 챈 A씨는 올해 8월 26일 대만으로 출국하려다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A씨를 비롯한 마약 거래자들이 대만·일본·한국에 있는 총책 대만인 F(27)씨와 일본인 G(58)씨, 한국인 H(62)씨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다고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번 필로폰 유통에 대만 마약밀매조직 ‘죽련방’과 일본 3대 야쿠자 ‘이나가와카이’ 밑의 조직원들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 마약상들이 일본 야쿠자 조직을 이용해 마약제조업체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었다는 것이 경찰의 추측이다.

한편 경찰은 대만과 일본 마약밀매조직의 총책 등 핵심 조직원 4명에 대한 인적사항을 해당국으로부터 넘겨받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태국 경찰도 나사제조기의 선적 이전 경로 추적을 요청해 필로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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