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진청 초등생 대상 쌀 체험글 모음집 (사진제공: 농진청)

아이들이 느끼는 쌀과 밥의 가치 전한다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농촌진흥청(농진청)은 지난 7월 아이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쌀과 밥에 대한 소중한 체험 글을 모아 ‘우리를 키우는 쌀 친구 밥 친구’라는 모음집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한 모음집은 농진청이 지난 4월에 개최한 어린이 글짓기 대회 출품작 165점 중 15점의 수상작과 함께 본선에 진출한 35점 등 모두 50점의 소중한 어린이들의 작품을 담았다. 이번에 실린 글은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예린(경기 가평 미원초교) 어린이의 작품이다.

“우렁이와 함께 키우는 벼”
경기 가평 미원초교 5학년 이예린

저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깨끗한 고장 가평군에 살고 있습니다. 가평군은 산이 많아 공기가 깨끗하지만, 공장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농민들이 친환경 농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깨끗한 고장이 유지 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가평군의 학생들은 친환경 쌀을 급식으로 먹게 되었습니다. 깨끗한 우리 고장에서 나오는 깨끗한 쌀을 먹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어른들에 의해서 우리 학생들은 보다 맛있는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친환경 급식을 하기까지 가평군 쌀 연구회장을 맡고 계시는 우리 할아버지의 노력이 많았습니다.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는 농사를 지으십니다. 일반 벼와 검은 벼, 미나리를 기르시는데 모두 친환경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십니다.

친환경농업은 참 어렵습니다.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는 농사 방법보다 사람들이 손수해야 하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비료도 친환경 비료를 만들어 써야 합니다. 우리는 액비라는 친환경 비료를 만들어 씁니다.

이 액비는 우리가 남긴 음식물 쓰레기와 볏짚, 목초액 등과 미생물을 혼합하고 닭똥, 소똥 등의 배설물도 섞어서 오랜 시간동안 발효를 해야 합니다. 이것도 사람들이 손수 만들어야 합니다. 또 사람 손으로 논과 밭에 뿌려야 합니다.

액비를 논에 뿌린 뒤에는 무농약 벼를 소독하고 모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판이 액비와 물을 먹고 자라면 논에 모내기를 합니다. 이 때, 모내기를 마치고 논에 우렁이를 넣습니다. 논에 있는 우렁이는 신기하게도 벼는 먹지 않고, 다른 풀들을 먹습니다.

그래서 나쁜 제초제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우렁이가 살기 때문에 우리 논에는 백로도 오고, 오소리도 옵니다. 우렁이를 잡아먹으려고 오는 것입니다. 이런 동물들이 우리 논에서 뛰어 노는 것은 좋지만, 우렁이가 잡아먹히면 논에 나오는 풀들을 또 사람들이 뽑아야 합니다.

우렁이가 살지 않는 부분도 풀이 자라기 때문에 이 풀들도 사람들이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여름에 바쁩니다. 하지만 액비와 물만 먹고도 벼와 미나리는 여름 동안 잘 자랍니다. 저는 이것이 신기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땀 흘리시며 풀을 뽑는 할아버지, 아빠, 우리 가족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우리 가족들은 여름엔 힘이 많이 들지만 덕분에 고추와 토마토, 옥수수 등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습니다. 가을에 벼 베기가 끝나면 친환경 쌀은 농협에서 수매합니다. 이제 우리 논에서 우렁이와 함께 자란 벼는 가평 친환경 쌀이 되어서 전국으로 팔릴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우리 친구들의 급식으로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쌀만 친환경 쌀로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남은 볏짚들은 소 키우시는 분께서 가져가십니다. 농약을 주지 않은 볏짚이라서 소에게도 좋은 먹이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의 쌀과 미나리는 버리는 것이 없어서 말 그대로 친환경 상품입니다. 하지만 이제 추수가 끝난 논에는 그 많던 메뚜기는 어디로 갈지, 우렁이들은 겨우내 무엇을 먹을지 걱정입니다.

제가 사는 가평은 청정지역이라서 친환경농업을 많이 합니다. 우리 동네에서 나는 쌀, 잣, 포도 등은 그냥 따서 바로 먹어도 되는 깨끗한 농작물입니다. 이렇게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들은 고생이 많습니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갈수록 더 건강한 쌀을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친환경 쌀을 많이 먹고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친환경 쌀을 농사짓는 농민들의 수고가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일이 많아서 피곤하신 것이 마음 아프지만, 우리 생활에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를 책임지시는 분이라서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같은 친환경 농사꾼들 덕에 우리들은 맛있고 건강한 학교급식을 먹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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