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 재산 500억 원을 기부한 원로 영화배우 신영균(82) 씨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원로 배우 신영균의 사재 기부 관련 기자회견에 동석한 그의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영화 재단 설립해 인재 양성 당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치과의사, 영화배우, 국회의원…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원로배우 신영균(82)이 영화계 발전을 위해 재산 500억 원을 선뜻 기부해 화제다.

“죽기 전 한 작품 더하고 싶다”라며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영화에 대한 열정이 변함없는 그는 5일 명보극장(현, 명보아트홀)에서 자신이 설립한 ‘명보극장’과 ‘신영영화박물관’을 기부할 것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영균은 1928년 황해도 평산군에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한 배우다. 서울대학교 치과대를 졸업해 치과의사로 재직하기도 했지만, 그에게서 연기파 배우라는 호칭은 떠나질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1960년대부터 1970년 후반까지 300편 넘는 영화의 주연을 맡았었다”고 말해 당시에 브라운관에서 누렸던 그의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1950년대에는 촬영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실감나는 촬영을 위해 배우들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목숨을 걸고 촬영할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배우 신영균은 “당시 영화를 찍다가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남은 가족들을 위한 부업이라도 마련해야 했었다”며 “명보극장 옆에 명보제과를 열어 부인과 운영했다”고 영화관 설립 계기를 설명했다.

35년 전 명보극장을 인수하고, 극장과 제과점 등 부업을 통해 가정의 기반을 다졌다는 그는 이번에 기부한 두 곳은 그와 40년이나 함께 해 온 재산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신 씨가 기부를 결정하기까지는 가족의 응원이 컸다고 한다. 장남인 신언식 한주에이엠씨 회장은 명보극장이 ‘빨간 마후라’ 등 아버지 신영균의 작품들이 태어난 곳인 만큼 다른 건물로 세우기보다는 영화계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어떨지 적극 권유했다.

신영균도 이에 동의를 하고 자신의 인생을 담은 곳을 선뜻 영화 재단으로 사용하도록 기부했다. 이미 알려졌듯이 신 씨가 기부한 충무로 명보극장과 제주시 신영영화박물관은 500억 원의 가치가 있다.

영화계에서도 알부자로 호평이 자자한 그는 후배 영화인들에게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노후를 생각하며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재단이 잘 운영되도록 관심가지고 지켜봐 달라”며 “영화 인재들을 많이 길러낼 수 있는 곳이 돼 달라”고 바랐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인 김선희 씨와 장남 언식(52), 차녀 혜진(50), 맏손녀 시진 씨가 동석했으며, 김수용 감독, 남궁원, 윤양하 등 원로 영화인들과 정인엽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박종원 한예종 총장, 영화배우 안성기, 이덕화 등이 참석해 사재를 기부한 원로배우 신영균을 축하했다.

▲ 원로 영화 배우 신영균의 사재 기부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화배우 이덕화(왼쪽 두번째)와 안성기(오른쪽)가 신 씨 부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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