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2012년부터 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연이어 지내며 법원행정처 주요 실무를 총괄한 임 전 차장은 수사 초기부터 이번 사건의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지목됐다. (출처: 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2012년부터 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연이어 지내며 법원행정처 주요 실무를 총괄한 임 전 차장은 수사 초기부터 이번 사건의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지목됐다. (출처: 연합뉴스)

“사법농단 지시 여부 답변할 것”

“오해 있는 부분 적극 해명할 것”

사법농단 의혹 풀 ‘키맨’으로 주목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58) 전(前)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수사가 시작된 지 4달만이다.

여러 혐의에 대해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임 전 차장은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동료, 후배 법관들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법농단 의혹 최종 지시자가 본인인지 양 전 대법원장인지 여부와, 함께 일했던 판사들이 문건 작성 지시자로 임 전 차장을 지목한 것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취재진은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임 전 차장은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일단 수사기관에서 성실히 답변하는 것이 수사를 받는 사람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만 말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임 전 차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법조계에선 임 전 차장 소환 조사가 행정처장 출신 전직 대법관들을 비롯한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을 향한 수사 물꼬를 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차장은 2012년 8월~2015년 8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7년 3월까지 법원행정처 차장까지 연달아 맡았다. 법원행정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이 사건 의혹을 풀 ‘키맨’으로 지목돼왔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강제징용 소송 판결을 늦추고 최종 결론을 뒤집는 등 양 전 대법원장 법원행정처가 법관 해외파견을 얻어내기 위해 청와대 뜻대로 움직인 정황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자창이 청와대와 외교부를 오가며 재판거래를 조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전국교직원노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를 둘러싼 소송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2014년 10월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신 쓰고는 청와대를 거쳐 노동부에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임 전 차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아울러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 박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 특허 소송 등 여러 사건에 청와대 부탁으로 주요 정보를 전달하는 등 임 전 차장이 재판거래 의혹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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