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을만나다] 한지민의 강렬하고 폭발적인 변신 “아주 칭찬해”
[영화人을만나다] 한지민의 강렬하고 폭발적인 변신 “아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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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말투·표정·외모 변화로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백상아’ 만들기 시작해

유튜브 영상 찾아보며

상대 배우와 연습하기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화장하지 않은 거친 피부와 짧은 탈색 머리, 검은 가죽 재킷에 딱 붙는 치마를 입고, 높은 힐을 신은 그는 배우 한지민이다. 한지민은 영화 ‘미쓰백(이지원 감독)’을 통해 그동안 보인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강인함을 가진 ‘백상아’로 폭발적이고 강렬하게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 ‘미쓰백’은 자신을 지키려다 전과자가 되고 세상을 등진 미쓰백 ‘백상아’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아이 ‘지은(김시아 분)’이가 만나 함께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영화 첫 장면부터 강한 비주얼로 등장하는 한지민은 거침없는 말투와 담배를 태우는 모습으로 척박하게 살아온 백상아의 인생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녹여낸다.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백상아의 과거를 쌓고 나서 ‘(백)상아라면 이런 행동이나 손짓을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행동, 말투, 비주얼을 만들어갔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느꼈을 때 상아는 삶에 찌들어 하루하루를 사는 여자의 느낌이어서 이를 연기로 표현해야겠다 싶었죠.”

이처럼 한지민은 하나씩 백상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막상 검은 머리에 화장하지 않고 테스트 촬영을 해보니 상아답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눈 화장부터 다시 했다”며 “상아는 굳이 미용실 가서 돈을 들여 탈색하지 않을 것 같아서 거친 느낌으로 탈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섭(이희준 분)’이 주변을 맴돌며 보호해주려고 하지만 상아는 오롯이 혼자”라며 “전과자로 낙인찍힌 자신을 보호하는 색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립스틱으로 강하게 표현했다. 다른 사람을 방어하며 험난하게 사는 상아의 삶이 피부에 묻어나게 하려고 주름과 잡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한지민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 속 백상아가 엮은 일이 사회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는 “백상아와 김지은이라는 인물은 닮았다. 상아는 보호받을 어린 나이에 세상 끝에 몰리게 된다. 이름조차 갖지 못해 ‘미쓰백’이라고 불린다”며 “상아가 지은이에게 한줄기 빛 같은 따뜻한 손길을 내민 것처럼 느껴지지만 상아의 상처를 처음 만져준 사람이 지은이다”고 설명했다.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오랜 세월 괴롭고 아프게 살아온 백상아가 지은이만큼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 하고 싶지 않아 손을 내밀어 준 것이라는 게 한지민의 설명이다. 한지민은 “시나리오를 읽은 3자 입장에서도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영화를 끝내고 나선 아프다는 감정보다 지은이와 상아의 앞날이 궁금했다. 그들의 뒤가 계속 걱정됐다”며 “실제로 우리 사회엔 학대받은 아이들이 있을 보호소조차 부족하고, 제도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회를 사는 어른으로서 책임감이 들었어요. 두 캐릭터를 보면 굉장히 마음이 아팠고 안아주고 싶었죠. 이런 영화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늘 있어서 시나리오를 받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신과 달라도 너무 다른 백상아가 되기 위해 한지민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연구했다. 그는 “나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상아의 생각과 사상을 공감하고, 연기할 때 어떤 감정으로 행동할지가 중요했다”며 “상아는 온전한지 못한 어른이다. 세상에 대한 창구를 닫고 사는 인물이다. 전사가 조금 보여 인물을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렇다고 너무 자세하면 영화의 초점이 흐려질 것 같아서 조심해야 했다”고 말했다.

첫 장면부터 날이 서 있는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에 관객에게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보이지 않는 게 관건이었다. 한지민은 “애써 ‘어떻게 해야지’라고 계획하기보다 저 자신 안에 상아의 과거 이야기를 쌓아갔다”며 “‘백상아라면 이렇게 행동하고, 시선 처리를 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했고, 그다음 의상, 분장, 메이크업 등 외형적인 부분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쓰백’ 한지민. (제공: BH엔터테인먼트)

 

영화 후반부 사건이 갈등에 다다를 때 백상아와 지은이의 계모 ‘주미경(권소현 분)’은 공사장에서 막장 싸움을 벌인다. 해당 신을 소화하기 위해 한지민은 유튜브를 찾아가며 공부했다. 한지민은 “잘 쌓아오다가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두 여성이 싸우는 장면은 다른 영화에서 그려진 바가 없다”며 “여자의 날 것 같은 싸움이어야 했다. 남자의 액션처럼 합이 맞춰진 느낌이면 안 될 것 같아서 유튜브에서 ‘여자싸움 영상’을 검색했다. 권소현씨와 저랑 찾고 괜찮은 영상을 공유해가며 연습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저는 좋은 부모님에게 온전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랐지만 상아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미쓰백’이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었잖아요.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2시간 동안 웃고 싶어서 오는 분들도 있고, 액션을 즐기러 오시는 분도 있고, 제각기 다르지만 ‘미쓰백’은 감정적으로 고통을 주는 힘든 영화에요. 그러나 영화가 끝났을 때 주는 잔상은 가슴 아픔이라는 단순한 감정이 아닐 거예요. 영화를 보고 한번쯤 내 주변의 상아나 지은이 같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모아주면 그들이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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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헌 2018-10-15 20:01:32
스캔들과 노이즈가 전혀 없을 것 같은 한지민 배우네요. 이산에서 너무 단아하고 조신한 이미지가 콕 박혀서 당췌 다른 생각은 아예 안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