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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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둔화돼 저성장 기조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재인 정부는 “성장률이 지난 정부보다 나아졌다”고 밝혔으며 청와대 홈페이지의 카드뉴스를 통해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은 꾸준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이다.

우선 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의 성장률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문 정부가 들어선 첫해인 2017년 3.1%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3%대 성장을 회복했다.

박근혜 정부 4년간 평균 성장률은 2.98%였다.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만 비교해보면 지난 정부보다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문제는 정부가 성장률이 꾸준하다고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꾸준하다’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같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2003년부터 2017년까지의 경제성장률과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추이 그래프만 보더라도 들쭉날쭉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2~3%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성장률 추이 그래프를 보면 2003년 2.9%, 2004년 4.9%, 2005년 3.9%, 2006년 5.2%, 2007년 5.5%, 2008년 2.8% 등으로 굴곡지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0.7%로 곤두박질쳤다. 2010년 6.5%로 회복했으나 2011년 3.7%로 떨어진 이후 2012년부터는 2014년(3.3%)과 2017년(3.1%)을 제외하곤 줄곧 2%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2012년에는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1% 등을 기록했다.

5년 단위로 평균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2003~2007년 4.48%, 2008~2012년 3.2%, 2013~2017년 3%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저성장 기조로 가고 있기 때문에 GDP 성장률이 꾸준하다는 표현보다는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2.9%로, 중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결코 낮지 않다고 말한다.

청와대 홈페이지를 보면 주요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미국 2.9%, 중국 6.6%, 일본 1.0%, 러시아 1.7%, 독일 2.2%, 프랑스 1.8%, 영국 1.4% 등이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국가와 한국의 GDP 간 격차가 있기 때문에 한국 GDP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2017년 기준 한국 GDP는 1조 5302억 달러로, 이는 독일의 1989년 GDP(1조 3937억 달러)와 비슷하고 당시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3.9%였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3.1%)과 비교해도 무려 0.8%p 차이가 난다. 영국의 경우 1997년 GDP(1조 5535억 달러)가 한국 GDP와 비슷한 수치였고 당시 경제성장률은 4.3%였다. 1%p 넘게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꾸준하다기보다는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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