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수 기자] 3일 울산 기독교연합회에서는 KTX 울산역 명칭에 ‘통도사’를 완전히 삭제할 것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철도공사 역명심의원회는 지난달 행정안전부 전자관보를 통해 오는 11월 개통되는 KTX 울산역의 명칭을 당초 ‘통도사역’에서 ‘KTX 울산역’으로 바꾸되 통도사를 아래 부분에 표기하는 것으로 공고했다.

기독교 연합회 김성철 목사는 “KTX 울산역 명칭 1/2 크기로 ‘통도사’를 부기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통도사라는 명칭을 아예 표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기독교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2일간 대전 한국철도공사에서 16시간 릴레이 1인시위에 나서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기자는 이번 KTX 울산역 명칭 표기에 관해 취재하면서 얼마 전 인도 아요디아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1992년 인도에서는 아요디아 사건으로 수천 명의 힌두 회교도가 살상됐다. 힌두교인에 비해 소수인 무슬림 세력들도 이에 대해 테러를 감행하는 등 그동안 아요디아 성지를 두고 치열한 두 종교 간에 분쟁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마침내 법원이 지난달 30일 아요디아 성지 약 26만㎡ 토지 가운데 3분의 2는 힌두교계로, 나머지 3분의 1은 이슬람교계로 분할 배분토록 판결한 것이다.

인도 법원의 이번 판결은 두 종교계를 모두 만족 시키지 못하고 앞으로 항소 등 법적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종교 갈등 해소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종교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KTX 울산역 명칭 표기 결정 역시 우리나라 불교계와 개신교계에 주는 영향이 사실상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 논란과 갈등을 가라앉힐 수 있는 것은 한국철도공사 역명심의원회의 더욱 신중하고 공정한 결정에 달려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